[건강 칼럼] 건강하고 젊은 나이에 발기부전 온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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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비뇨기와 性

베스탑비뇨기과
정태규 원장

30대 초반의 청년이 내원하였다. 아직 미혼으로 최근 약혼녀와 잠자리를 같이하게 되었는데 자신의 남성이 잘 일어서질 않고, 삽입 후에도 사정 전에 자꾸 시들어지곤 해서 곤란을 겪었다는 것이다.

직장 신체검사에서도 늘 정상으로 매우 건강하였으며, 평소 발기에 문제가 전혀 없었고 성욕도 왕성하다고 하였다. 너무 긴장해서 그러려니 하고 다음에 다시 시도하였으나, 같은 상태가 계속되어 내원하였다. 또한 고교시절부터의 잦은 자위행위가 원인이 될 수 있는지 문의하였다.

발기부전은 발기의 생리학적 기전이 밝혀져 있는 만큼, 아무래도 고령이나, 고혈압, 당뇨 등의 배경질환이 있는 경우에 그 빈도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전술한 경우와 같이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는 젊은 연령에도 종종 발생한다.

이런 경우 대개는 신체검사나 기초적인 검사에서 전혀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며, 소위 심인성 발기부전으로 진단되곤 한다.

이 환자의 경우에도 검사상 전혀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아마도 미래의 신부와의 첫 날밤에 대한 불안과 기대 등 복잡한 심리기제가 작용하여 그 원인의 일부를 제공한 것으로 생각된다. 거기에다 첫 번째 실수가 심리적 압박감을 더하게 되었고 파트너의 불안감이 여기에 더욱 큰 그림자를 드리우게 된 것이다.

발기부전은 이러한 악순환으로 인해 치료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이 환자의 경우는 잦은 자위행위 자체 보다는 소위 '야동‘으로 불리는 인터넷상의 포르노그래피에 과도하게 노출되어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판단되었다. 인터넷상의 포르노그래피는 너무나 쉽게 접근 가능하고 그 자극의 정도가 심해, 최근 소아정신과 영역에서 그 폐해에 관한 논의가 제기되어 연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부의 발기부전에서 그 원인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인간의 감정과 쾌락을 지배하는 대뇌 변연계의 신경 전달체계가 분자 생물학적으로 규명되고 있다고 한다. 감정조차 약물로서 좌우하게 되는 세상이 오면 심리적 원인에 의한 발기부전은 거의 해결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많은 심인성 발기부전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회복될 수 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주는데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가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여러 가지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가 나와 있어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성에 대한 건강한 자세를 유지하기 위하여, 이미 도가 지나쳐버린 음란물의 홍수 속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나는 것도 좋을 듯하다.

베스탑비뇨기과 정태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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