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한인 여성 CEO] 북창동 순두부 이희숙 대표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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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간 북창동을 이끌면서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요?”

질문을 던졌다. 잠시 생각하는 듯 싶더니 눈물이 핑글 돌았다. 사업에 어려움이 많아서 였나 싶었는데 자녀들 이야기를 꺼냈다. 사업 시작 당시 아들 셋이 4학년·6학년·8학년.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땀이 난다”고 말했다. 그에게 어려움은 비즈니스보다 세 아이 엄마로서의 역할이었다.

미국 내 한식당업계 최대 규모로 성장한 '북창동 순부두'의 이희숙 대표(사진)를 만났다.

북창동 순두부는 지난 1996년 LA 한인타운 버몬트와 7가에서 시작해 이제는 남가주 8개 매장을 비롯, 미 동부와 한국까지 총 17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13개 매장은 직영이다. 직원도 400 여 명에 달한다.

이 대표는 “요즘 어느 때보다 바쁘다”며 “앞으로의 10년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한번의 도약이다.

북창동의 상징과도 같은 윌셔점이 확장 공사에 들어갔고 북창동 한국 매장 확대를 위한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될 부분은 북창동 순두부의 브랜드화를 통한 식품업계 진출이다.

오는 9월 ‘북창동 순두부’ 브랜드로 가정 조리용 제품을 런칭한다. 또 다른 승부수다.

-마켓에서도 '북창동 순부두'를 만날 수 있게 되나.

"오는 9월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에 있다. 식당에서 먹던 순두부를 이제 편안하게 가정에서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다. 한국의 식품회사에서 소스를 만들고 순두부는 로컬에서 직접 생산할 예정이다. 유통쪽은 전문 유통업체에 맡겨 전국망을 확보할 것이다."

-상품화하면 매장 손님이 줄 가능성도 있을텐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두부는 몸에 좋은 완전식품이다. 자주 먹을 수록 좋다. 또 가격은 얼마나 싼가. 식당에 일주일에 다섯번 오시는 분도 있다. 하지만 이런 분은 극소수다. 고객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두부를 먹는 횟수를 늘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방향이다."

-매장에서처럼 맵기 등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나.

"아니다. 이번에 출시되는 것은 보통 맛 한가지만 출시한다. 물론 앞으로 다양한 상품 개발은 물론 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상품 기획도 생각하고 있다. 밥도 인스턴트 제품이 있지 않나. 마이크로 웨이브에 살짝 조리하면 먹을 수 있는 순두부도 만들 것이다."

-윌셔매장의 확장공사 진행은.

"11월 말 쯤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래 5~6월에 공사를 마무리 할 생각이었는데 길어질 것 같다. 실내 디자인이 바뀌기 때문이다. 신축하는 곳을 단체석으로 디자인 했는데 주방 확장이 필요해 중간에 레이아웃을 바꿨다. 신축되는 부분이 주방이 된다. 때문에 허가를 다시 받는 등 공사 기간이 좀 길어지고 있다. 10월부터 두달간 문을 닫고 내부 공사에 들어간다. 공사가 끝나면 업그레이드된 북창동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리모델링을 하고 나면 가격을 올리는 것은 아닌가.

"가격 인상은 없다. 가격은 16년간 1달러 올린 게 다다. 요즘 식품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최대한 안올리는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다."

96년 첫시작 생각 '눈물 찡'
아이들 잘 커주어 고마울 뿐

-16년이다. 사업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사업가이기 이전에 여자다. 엄마이면서 아내다. 남편은 이해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니다. 96년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비즈니스와 아이들의 양육 기로에 섰었다. 아이들을 잘 돌봐주고 싶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은 내가 비즈니스에 많은 투자를 할수 있게끔 자기 할일을 해줬다.

17개 매장 운영 성공비결은
모든 매장 맛 표준·규격화

-남편의 외조도 컷을 법 한데.

“제일 많이 도와준 건 남편이다. 항상 칭찬을 많이 했다. 사실 부부들끼리 칭찬해주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남편의 격려가 힘이 됐다. 그리고 일에 있어서는 혼자서 설 수 있도록 관여를 하지 않았다. 다만 내가 물어보면 멘토 역할을 해주었다. 남편은 큰 사람이다. 그리고 남편이 나의 그릇이 클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북창동의 성공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나.

“맛의 표준화다. 물론 지속적으로 맛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또 모든 매장에서 같은 맛이 나올 수 있도록 규격화 했다. 순두부 뿐 아니라 김치에서 오이지, 조개젓까지 모든 매장이 표준화된 맛을 내고 있다. 이것이 북창동이 성장할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또 화학조미료 없는 웰빙을 선언한 것도 도움이 됐다.”

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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