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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까도남과 신상녀 모인 놀이공원 보니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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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와보니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재밌습니다. 기분이 아주 상쾌합니다.”

북한 평양시 개선청년공원에서 놀이시설을 타며 즐거워하는 주민의 모습이 공개됐다. 두 달전 조선중앙통신(KCNA)이 방송한 내용인데, 북 당국자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선전용으로 유튜브 사이트에 올린 것이다.

이곳은 지난해 4월 새롭게 단장한 북한 내 최신식 놀이동산이다. 개선청년공원에 온 평양 주민들은 한껏 고무돼 놀이기구들을 타고 있었다. 한 가족은 배그네(바이킹)를 탔고, 대학생 무리들은 급강하탑(자이로드롭)에서 환호했다. 회전그네를 탄 이들이 손을 흔들자 캠코더를 쥔 주위 친구들은 이를 촬영하느라 분주했다.

쌍쌍이 온 선남선녀들은 화려한 네온사인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180cm가 훌쩍 넘는 '까도남'풍의 멋진 남성과 분홍색 재킷에 노란색 가방을 든 여성과 부츠컷 정장 바지에 하이힐을 신은 여성이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었다.

전자오락관에는 사격을 즐기는 남학생들과 오토바이 경주를 하는 여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튀김만두집 앞엔 양장 차림의 20대 여성들이 옹기종기 모여 야식을 즐기고 있다.

◇부유층 집합소=북 관영통신이 선전을 목적으로 만든 영상이기 때문에 적지 않은 부분이 연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손에 든 캠코더며, 한껏 신경 쓴 차림새는 놀이동산에 놀러온 거라고 보기엔 과하다. TV출연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놀이동산엔 군ㆍ당 간부들이나 이들 자녀, 해외 일꾼 등 일부 특권층만 출입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휴대폰은 북한 상위 2%(북한 인구 2300만 명 중 이집트 통신사 오라스콤 집계 총 50만대)에 속하는 이들만 가지고 있다.

이 공원은 지난해 개장시 입장권 가격이 미화 1달러로 북한에서 쌀 1kg을 구입할 수 있는 액수다. 한 대북 소식통은 “놀이공원에 등장한 이들은 북한에서 잘 사는 부류로 보면 된다”며 “일부 주민이 가는 놀이 공간은 동물원이 전부”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은 모두 ‘김정일 금고’로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곳엔 ‘삼태성청량음료점’이 운영하는 햄버거집이 있는데 실소유주가 김경희(김정일 여동생)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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