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내부보고서 '통화정책 운용방식 문제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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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운용방식에 심각한 문제점이있다는 내부보고서가 나왔다.

'대외비'로 분류된 이 보고서는 현행 통화정책이 금리중시 정책인지 통화량중시정책인지 등이 불분명해 시장참가자에게 혼란을 주고 결과적으로 정책의 효율성과신뢰성 확보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8일 한은에 따르면 함정호 통화분석팀장 등 4명의 조사역은 '통화정책운용방식의 개선방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외환위기 이후 지금까지 통화정책의 운용방식에는 여러가지 운용전략이 혼재돼 일관성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통화량(M3:총통화)을 중간목표로 하는 통화량 목표제와 인플레이션 목표의공표 및 달성이라는 물가안정목표제가 섞여 있다는 것이다.

물가안정목표제는 명시적인 중간목표를 설정하지 않기 때문에 통화량중간목표전략과는 원리적으로 상충돼 양립하기 어렵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경직적인 통화량 중간목표 전략은 물가안정 달성에는 별 효과가 없으면서 단기금리의 변동폭을 크게 해 오히려 금융시장의 교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단기금리와 본원통화(지준총액)를 동시에 운용목표로 하고 있어 현행 통화정책 방식이 금리중시 정책인지 아니면 통화량중시 정책인지 불투명하다는 주장이다.

이 보고서는 "현재와 같이 본원통화와 단기금리를 동시에 운용목표로 활용하는경우 앞으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정상적인 상황으로 전환되면 단기금리와 본원통화간의 상충문제뿐만 아니라 금리안정과 통화량목표간의 상충문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앞으로의 과제는 이같이 상충되는 운영체계를 어떻게 하나의 일관성있는 체계로 통일시키느냐 하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물가안정목표제하의 금리중시 통화정책으로 전환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임선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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