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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학부모·학생 절규가 포퓰리즘인가”…정몽준 “복지 포퓰리즘 아르헨티나와 비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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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2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학생들은 등록금 걱정에 목숨을 끊고 생활이 피폐해지고 있는데 대기업을 대표하는 분들이 반값등록금을 ‘포퓰리즘’이라고 폄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경련 회장인 허창수 GS 회장이 21일 정치권의 ‘반값 등록금’ 정책 등을 ‘즉흥적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직접 반격하고 나선 것이다. 손 대표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피맺힌 절규가 포퓰리즘인지 (재계는)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손 대표는 “지난 10년간 20대 기업의 계열수는 500~900여 개 늘어났지만 총투자금액은 변하지 않았다”며 “30대 기업의 영업이익도 지난 3년 동안 73%나 증가했지만 일자리는 불과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은 양극화 해소에 반대 목소리를 높일 것이 아니라 양극화를 해소하는 주체가 되어야 하며, 이것이 대기업이 져야 할 사회적인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프랑스 혁명을 소재로 한 찰스 디킨스의 소설 『두 도시 이야기』를 언급하며 “(소설은) 하나의 도시가 두 개의 사회로 갈라져 있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는데, 그 결과는 혁명이었다”고 경고했다.

한편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24일 “지금 우리나라의 ‘복지 포퓰리즘’은 아르헨티나와 매우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회에서 자신이 주최한 복지정책 발표회에서다. 그는 “압축성장의 불균형을 치유하기 위한 ‘압축복지’는 필요하지만 무분별한 포퓰리즘은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전 대표는 “현재 우리 정치인은 보수·진보 어느 쪽도 국가발전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르헨티나가 국가발전을 포기하고 포퓰리즘에 빠지기 시작한 때와 매우 유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르헨티나의 사례처럼 정치인이 복지정책을 주도하면 국가적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치인이 선진화의 비전을 제시할 능력이 없으니까 당장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복지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라며 “전면 무상급식과 같은 몇 개의 포퓰리즘 정책을 막는다고 해도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 복지 포퓰리즘의 홍수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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