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사-온라인사, 인터넷 車판매 싸고 격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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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판매 시장을 놓고 제조업체와 인터넷 판매 업체가 마찰을 빚고 있다. 현대.기아.대우자동차판매 노동조합원으로 구성된 '3사 노조 인터넷 판매 공동대책위' 는 최근 "인터넷을 통한 자동차 판매로 영업직원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 며 판매 중지를 요구했다.

이에 앞서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인터넷 판매업체와 거래한 일부 영업소에 차량공급 한시 중단이라는 징계를 내렸다.

이에 대해 인터넷 판매업체들은 "대세를 거스르는 시대착오적 발상" 이라며 반발하면서 앞으로 협의체를 만들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 시비의 발단〓인터넷 판매업체들이 영업소보다 싸게 차를 팔면서 시비가 생겼다. 현대 EF쏘나타 2.0골드(1천6백40만원)의 경우 인터넷상에서 10만~40만원 싸게 살 수 있고, 에쿠스 4.5리무진(7천9백50만원)은 2백만원까지 할인된다.

인터넷 판매업체와 이면 계약한 일부 영업소가 판매마진 일부를 포기하며 신차를 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영업소는 판매실적을 높이고 인터넷 판매 업체는 신차를 싸게 확보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처음 등장한 인터넷 판매업체는 현재 10여개로 늘어났다. 삼성물산.SK.LG인터넷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쇼핑몰도 이들과 제휴하는 등 확대되는 추세다. 인터넷망을 통한 월 계약대수는 2천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제조업체측은 국내 신차 유통구조가 얼마에 팔아달라고 위탁하는 것이므로 할인판매는 계약 위반이며 단일가격제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인터넷 판매업체는 전자상거래는 세계적 추세며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는 유통구조가 빨리 자리잡아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리베로를 운영하는 ㈜네오플란의 유득찬 대표는 "해외 거대 인터넷 판매업체가 국내 시장을 선점하기 전에 국내 업체 중심으로 자생 기반을 갖춰야 한다" 고 주장했다.

◇ 해외 현황〓미국의 인터넷을 통한 자동차 판매는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돼 현재 시장의 4~5%를 점유하고 있다.

미국 업계는 오는 2003년 인터넷 판매 비중이 25%(약 1천3백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는 인터넷 판매를 위해 지난달 각각 아메리카온라인(AOL), 야후!
와 제휴했다.

일본 업계는 내년에 인터넷 판매 비중이 1% 정도로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최대 인터넷 자동차 판매업체인 오토바이텔(http://www.autobytel.com)은 최근 일본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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