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꽃 장식 배우러 한국 학생 하도 많이 와 아예 분교 만들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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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지난 1일 서울 방배동 ‘마담목단’에서 시범수업을 한 영국 플로리스트 제이미 애스턴.

영국의 신예 플로리스트 제이미 애스턴(29)의 ‘플라워 스쿨’이 오는 29일 서울 방배동 복합문화공간 ‘마담목단’ 내에 문을 연다. 런던 플라워스쿨에 이어 그가 두 번째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곳이다. 애스턴은 팝가수 마돈나, 영화배우 주드 로,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 등 유명인사들이 단골로 이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유명세를 얻은 플로리스트다. 2005년 런던 리젠트파크역 부근에 플라워숍을 열었고, 이듬해부터 플라워스쿨을 시작했다.

이번에 문을 여는 ‘한국 스쿨’엔 12회 코스의 ‘취미반’과 50회 코스의 ‘정규반’이 있다. 수강료는 180만~750만원. 강의는 그의 ‘스태프 트레이닝(강사 양성과정)’을 수료한 두 명의 한국인 플로리스트가 맡는다. 최근 3주 동안 한국에 머무르며 플라워 스쿨 개설을 준비했던 그를 만나봤다.

-첫 ‘분교’를 한국에 세운 이유는.

“런던 ‘제이미 애스턴 플라워 스쿨’로 유학을 오는 한국 학생이 상당히 많다. 4주 코스 강좌의 경우 12명 정원의 절반 정도가 한국 학생이다. 지난 한 해 동안 모두 80여 명의 한국 학생을 가르쳤다. 이들의 통역을 도와줄 한국인 직원도 2명 뒀다. 한국 학생들의 관심이 큰 것을 보고 한국 꽃산업의 시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물론 일본이나 홍콩, 뉴욕 등에 플라워스쿨을 열어도 승산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이란 색다른 장소를 오고 가면서 새로운 문화를 느끼고 배우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았다.”

-꽃 장식에서 ‘제이미 애스턴’ 스타일이란.

“빈티지 스타일이다. 자연스러운 느낌, 오래된 듯한 느낌을 즐긴다. 꽃의 색깔도 오래돼서 녹슨 것 같은 색을 많이 사용한다. 갈색 빛깔이 도는 앤틱수국, 하이프노즈 장미 등이 빈티지 효과를 내기 좋은 꽃이다. 꽃은 인테리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근 인테리어에 노란색을 많이 사용하면서 노란색 꽃 장식이 늘었다. 또 여성·남성이 모두 좋아하는 보라색 꽃도 자주 사용한다. 개인적으로는 초록색 숲 느낌의 장식을 좋아한다. 다음달 맞는 서른 번째 생일 파티는 초록색 잎사귀로만 꾸며볼 계획이다.”

-한국의 꽃 장식에 어떤 특징이 있나.

“동양적인 분위기와 서양적인 분위기가 섞여 있어 독특한 분위기가 난다. 또 전체적인 모양에 직선 요소가 강하다. 대나무처럼 꼿꼿하게 꽃을 꽂는 경우가 많더라. 꽃에 리본 묶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는 것도 신기해 보였다. 한국 플로리스트들은 완벽주의자적인 성향이 강한 것 같다. 단정하고 깨끗한 스타일을 좋아하며 기술이 좋다.”

-가장 인상적인 고객은 누군가.

“마돈나는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일상생활 속 꽃 장식을 자주 의뢰한다. 최근엔 드레스룸 장식을 부탁해 흰 장미로 꾸며줬다.”

글=이지영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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