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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섬찟한 공포물’은 아직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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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섬찟한 공포물’을 보면 정말 시원해질까? 더위를 날리는 데는 공포영화만 한 게 없다고 말하는 이가 많다. 그들의 생각대로 실제로 공포영화를 볼 때의 몸은 체온이 떨어질 때와 유사한 과정을 겪으며 서늘함을 느낀다고 한다.

 공포영화에 대해 얘기할 때 갑자기 소름이 끼치도록 무섭고 끔찍하다는 뜻으로 ‘섬찟하다’는 표현을 많이 쓰지만 이 말은 아직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섬뜩하다’로 바루어야 한다. “열대야를 물리쳐 줄 섬찟한 공포물”과 같이 사용해서는 안 된다. ‘섬뜩한 공포물’로 고쳐야 맞다.

 ‘섬찟하다’와 더불어 ‘섬짓하다’ ‘섬찍하다’ ‘섬뜻하다’는 말도 많이 쓰인다. “섬짓한 미소” “섬찍한 눈빛” “섬뜻한 얼굴”처럼 사용하지만 모두 ‘섬뜩한’의 잘못된 표현이다.

 의미가 같은 형태가 몇 가지 있을 경우 그중 하나가 압도적으로 널리 쓰이면 그 단어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규정에 따라 ‘섬뜩하다’를 표준말로 정한 것이다. 현재 ‘섬뜩하다’만큼이나 ‘섬찟하다’도 많이 사용되고 있으므로 복수 표준어로 삼아야 된다는 의견이 많지만 아직은 ‘섬뜩하다’만을 표준말로 인정하고 있다.

 이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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