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일본 소득세 1위는 샐러리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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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일본의 소득세 납부 랭킹 1위에 40대 샐러리맨이 올랐다. 기업가가 아닌 샐러리맨이 1위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일 국세청은 16일 지난해 소득세액이 1000만엔(약 1억원)이상이었던 고액 납세자 명단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투자자문회사 '타워 투자자문'의 기요하라 다쓰로(淸原達郞.46)운용부장이 36억9238만엔(약 358억원)을 소득세로 내 1위를 기록했다. 이는 2위 납세자(소비자금융업체 '와이드'의 전 회장)의 3배 이상되는 금액이다. 세율 등을 고려할 때 기요하라 부장은 지난 한해 동안 대략 100억엔(약 1000억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일 금융계는 보고 있다. 그는 2002년 납세액 4억엔으로 31위에 랭크됐으며 2003년에는 8위에 올랐다.

다쓰하라 부장은 1981년 도쿄(東京)대학을 졸업한 뒤 노무라(野村)증권에 입사했다. 미 스탠포드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한 이후 골드먼삭스 증권 등 여러 외국계 금융사의 투자부문 책임자로 일해왔다. 98년 현재의 타워투자자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타워투자자문은 직원이 불과 15명에 불과하지만 운용자산이 2600억엔에 달해 일본 내 독립투자자문사 20여곳 중 가장 큰 규모다. 이 회사는 주로 대기업의 기업연금을 종자돈으로 주식투자 등을 한다. 연간 약 3000개사를 직접 방문, 재무내용 등을 분석한 다음 기업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기업을 집중적으로 찾아내고 있다.

기요하라 부장이 운용하고 있는 펀드 명은 '타워 K1J'로, 증시 침체와 저금리 기조 속에서도 99년 이후 매년 15~35%의 수익을 올렸다. 2003년에는 102%라는 기록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 3월까지의 6년동안 원금이 6.4배로 부풀었다는 계산이다. 회사측은 "능력있는 사원에게는 높은 보수를 주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의 지난 한해 영업이익은 150억엔 으로 이 중 3분의 2 가량(100억엔)을 기요하라 부장에게 성공보수로 준 것으로 알려졌다.

기요하라 부장은 세금 납부는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언론의 취재나 사진 공개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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