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야구 심판판정에도 '검은 돈' 개입

중앙일보

입력

아마추어 야구 심판들이 `유리하게 판정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고교 및 대학 감독들로부터 관행적으로 금품을 받아온 사실이 검찰수사결과 확인됐다.

고교 야구특기생 대학입시비리를 수사중인 서울지검 동부지청 형사6부(부장검사 채정석)는 고교.대학 야구감독들로부터 금품을 건네받은 대한야구협회 심판이사 이모(52)씨 등 협회 심판간부 3명을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심판배정 업무를 맡고 있는 이씨는 지난해 8월께 봉황대기 전국야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배재고 감독 안모씨로부터 '유리한 판정을 내릴 수 있는 심판을 배정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100만원을 건네받는 등 지금까지 5차례에 걸쳐 고교 및 대학 감독 5명으로부터 모두 38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다.

협회 소속 심판총무인 황모(43)씨와 서울시 야구협회 심판부장 한모(42)씨도 지난해 3월부터 지금까지 K고 감독 김모씨 등 고교.대학감독들로부터 '유리한 판정을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각각 수차례에 걸쳐 600만원과 40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조사결과 이들은 `목욕비.출장비' 등 각종 명목으로 금품을 챙겨 왔으며 한 경기가 끝날때마다 우승팀으로부터 관행적으로 100만∼200만원씩 건네받는 수법으로 연간 1천500만원 정도의 돈을 받아 심판들끼리 나눠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경기때마다 유리한 판정을 받거나 최소한 불이익은 피하기 위해 학부모들이 감독들을 통해 심판들에게 금품을 전달하는 관행이 굳어져 있으며 돈을 받은 심판들이 편파판정을 해 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생활이 어느정도 보장되는 전임 심판제 도입과 함께 야구협회의 감독기능이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유명 사립대학의 가등록증까지 위조, 입학을 보장한다고 속여 학부모 및 고교감독들로부터 십여차례에 걸쳐 모두 7억여원을 건네받는등 전문 입시브로커 역할을 해온 전S고 감독 이동수(39)씨를 사기혐의로 수배하고 소속팀 선수를 체육특기생으로 대학에 입학시켜주는 대가로 고교감독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황동훈 전 동국대 감독(48)과 유명 프로야구 출신 한대화(39) 동국대 감독을 배임수재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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