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데이, 우주탐사선-소행성 특별한 만남

중앙일보

입력

밸런타인데이인 오는 14일 우주탐사선과 소행성이 우주공간에서 특별한 만남을 갖는다.

지구근접소행성탐사선(NEAR:Near Earth Asteroid Rendezvous)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 코넬대 천문학 연구팀은 최근 오는 14일 지구근접소행성탐사선(NEAR)이 사상 최초로 소행성 에로스(433 Eros)에 접근, 탐사활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에로스 소행성은 길이가 32㎞정도이며 땅공처럼 길쭉한 모양의 소행성이다. NEAR탐사선은 이번 탐사활동에서 소행성에 역사상 가장 가까운 곳까지 접근, 소행성의 구성물질과 생성비밀 등에 대한 많은 자료를 보내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NEAR탐사선의 이번 에로스 접근은 지난 98년 12월 접근에 이어 두번째다. 그러나 지난번 접근에서는 로켓추진 중 문제가 발생, 2억2천410만달러짜리 우주탐사선이 우주미아가 될 뻔하는 위험을 겪는 등 성공적인 탐사활동을 벌이지 못했다.

그 이후 NEAR탐사선은 계속 에로스를 뒤쫓고 있다. NEAR은 14일에 있을 소행성에로스 접근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3일 역추진로켓을 이용, 속도를 시속 72㎞에서29㎞로 낮추고 탐사활동을 준비중이다.

오는 12일 NEAR탐사선은 에로스에 1천310㎞까지 접근하고 13일에는 본격적인 에로스 접근에 앞서 진입명령과 엔진작동 시험을 위한 비행을 한다.

밸런타인데이인 14일 오전 11시 33분(미국동부시각) NEAR탐사선은 마침내 주엔진을 점화, 속도를 늦추면서 에로스 상공 200㎞의 궤도에 진입, 이때부터 에로스 주위를 돌면서 5가지 과학장비를 이용해 본격적인 탐사활동을 벌이게 된다.

이때 에로스 소행성과 탐사선은 지구에서 3억8천616만㎞(태양-지구 거리의 약 2.57배) 떨어진 우주공간에 위치하게 된다.

NEAR탐사선의 에로스 소행성에 대한 첫 탐사활동은 13일 탐사선이 에로스와 태양 사이를 지날 때 그림자가 전혀 지지 않은 에로스의 모습을 적외선 관측장치로 촬영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코넬대 베스 클락박사는 "에로스의 표면을 적외선 관측장치로 촬영하면 에로스가 어떤 물질들로 구성돼 있는지, 이 물질들이 오랜 우주환경 노출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등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EAR탐사선이 일단 에로스 상공 200㎞까지 접근하면 3주일간 이 궤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탐사활동을 벌이고 4월께 궤도를 100㎞까지 낮추고 5월말께에는 50㎞까지 접근한 뒤 이 높이에서 올해말까지 탐사활동을 계속하게 된다.

연구팀의 피터 토마스박사는 "우리가 희망하는 것은 모든 탐사목표를 완료한 뒤탐사선이 표면 상공 5㎞정도까지 접근시켜 더욱 해상도 높은 사진을 촬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의 조셉 베버카교수는 "NEAR 탐사선이 원래 목표로한 탐사활동을 무사히 마친 뒤 내년 1월에는 에로스 표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킬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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