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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SE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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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짭조름하고 고소해 손이 자꾸 가게 되는 치즈. ‘남편 술 안주, 아이들 간식’으로도 인기 있는 식품이다. 그러나 짠맛이 강한 치즈에 길들여지다 보면 건강 걱정을 안 할 수 없다.

치즈는 젖소·물소·염소·산양·낙타 등의 젖에 들어 있는 단백질을 응고시켜 만든다. 재료, 응고 방법, 숙성 과정에 따라 치즈 종류는 수천 가지에 이른다.

치즈를 입에 넣으면 처음엔 짠맛, 그 다음엔 고소한 맛이 느껴진다. 우유의 영양이 10배로 농축·함유돼 ‘유제품의 꽃’으로 불리기도 한다. 단백질과 지방 함량은 쇠고기·돼지고기보다 높고 칼슘·인·황 등 무기질도 많이 들어 있다. 명지대 식품영양학과 최신식 교수는 “치즈 30g에는 우유 200㎎에 해당하는 칼슘이 들어 있어 뼈에 좋다”며 “그 외 영양소도 다양해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 여성, 노인에게 추천하는 식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치즈에 영양이 풍부하더라도 선택할 때 따져봐야 할 게 있다. 바로 염분 함유량이다. 가정에서 흔히 먹는 슬라이스 치즈는 가공치즈로, 자연치즈에 유화제 등 첨가물을 넣고 가열해 모양을 낸 것이다. 자연치즈는 자연 상태에서 저열처리로 응고하거나 젖산균, 곰팡이를 넣어 숙성시킨 치즈다. 가공치즈는 보존 기간을 늘리고 맛을 내기 위해 염분을 다량 넣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이나 위에 문제 일으키는 나트륨

염분은 나트륨을 말한다. 소금은 나트륨과 염소가 결합된 것이다. 나트륨은 체내 수분 균형을 맞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체내, 작게는 세포 내에서 삼투압을 일으켜 신진대사에 필요한 수분량을 조절한다. 그러나 적정량보다 많은 양을 장기적으로 섭취하면 혈액 내혈장량이 늘어나 고혈압을 유발하기도 한다. 심하면 중풍과 심장질환까지 발전할 수 있으므로 평소 염분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

나트륨은 위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위 점막을 약하게 해 발암물질 같은 유해 물질을 그대로 체내에 흡수시켜 심하면 위암까지 일으킬 수 있다. 최 교수는 “나트륨 섭취량 실험에서 일정 수준 이상을 투여하면 세포가 죽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은 특히 염분 섭취량이 많은 편이다. 김치와 장류, 이를 이용한 찌개와 국 등이 발달해서다.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성인의 1일 나트륨 섭취량은 2g 내외인데 반해, 한국영양학회가 밝힌 한국 성인 1일 섭취 권장량은 3.45g, 3~8세는 1~1.2g, 9~19세 2g이다. 소금의 양은 여기에 2.5배를 하면 된다. 그러나 실제 한국인이 먹는 나트륨 양은 성인기준 약 5.4g다. 세계보건기구 권장량과 비교하면 2.7배에 달한다.

나트륨 과잉 섭취에 따른 건강 문제는 성인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다. 최근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층에서도 고혈압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앙대 가정의학과 조수현 교수는 “고등학생 혈압을 측정한 결과 최근 몇 년간 청소년의 정상 혈압치인 120/80mmhg보다 수치가 높게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는 비만아의 경우 더 빈번하며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치즈 함량 늘리고 염분량은 줄여

나트륨 과다 섭취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에는 염분량을 줄인 치즈도 나왔다. 동원 F&B가 출시한 ‘덴마크 짜지 않은 치즈’의 나트륨 함유량은 130㎎(1장 기준)으로, 보통 슬라이스 치즈(1장 200㎎ 내외)와 비교해 적은편이다. 치즈를 좋아해 한 번에 3~4장을 먹더라도 다른 치즈 제품을 먹을 때보다 280㎎가량 덜 먹게 되는 것이다. 동원F&B 치즈사업부 정학진 부장은 “최근 저염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많았다”며 “특히 슬라이스치즈는 어린이가 많이 먹는 식품이어서 개발 할 필요성이 더 컸다”고 말했다.

이 치즈는 자연치즈 함량을 83.5%로 높여 치즈 고유의 진한 맛을 살렸다. 호주산 저염체다치즈를 주로 사용했고 얼리지 않은 국산생 모짜렐라치즈를 섞어 쫄깃한 맛을 냈다. 무색소, 무방부제 제품으로 치즈의 맛과 향을 지키기 위해 치즈 전용 은박필름으로 포장했다.

[사진설명] 염분 함량을 0.3%로 낮추고 생 모짜렐라치즈를 넣어 쫄깃한 ‘덴마크 짜지 않은 치즈’.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사진="황정옥" 기자
/도움말=명지대 식품영양학과 최신식 교수,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조수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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