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스컵 테니스] 미, 짐바브웨에 진땀승

중앙일보

입력

남자테니스의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은 국가간 대결인 만큼 항상 극적인 승부가 연출되고 영웅도 탄생한다.

7일(한국시간) 끝난 미국 - 짐바브웨간 대결도 예외는 아니었다. 첫 아프리카 원정경기를 벌인 미국은 신예 크리스 우드러프(랭킹37위)의 분전으로 짐바브웨에 3 - 2 역전승을 거뒀다.

1백년 데이비스컵 역사상 미국이 역전승을 거둔 것은 이번이 네번째. 피트 샘프러스.토드 마틴이 부상으로 결장한 미국은 7일 2 - 1로 뒤진 상황에서 최종일을 맞았다.

한게임만 내주면 1회전(16강전) 탈락이라는 치욕을 안게 되는 절박한 상황. 먼저 단식.복식을 따낸 짐바브웨 선수들은 홈관중들의 북소리 응원에 더욱 기세등등했다.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도 '거인에 당당히 맞선 난쟁이들' 이라며 축전을 보낼 정도였다.

그러나 미국에는 앤드리 애거시가 있었다. 탈수증세를 보이며 경기중에 토하기까지 했던 애거시는 단식 3회전에서 놀라운 투혼으로 짐바브웨의 바이런 블랙을 3 - 0(6 - 2, 6 - 3, 7 - 6)으로 완파,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단식 4회전에서 짐바브웨의 웨인 블랙에 맞선 미국의 마지막 주자는 신인 우드러프. 단식 2회전에서 바이런 블랙에 패한 우드러프는 서비스에이스를 15개나 성공시키며 3 - 1(6 - 3, 6 - 7, 6 - 2, 6 - 4)로 승리, 미국을 패배 직전에 구해냈다.

미국대표팀 감독인 왕년의 테니스스타 존 매켄로는 경기직후 "1주일 사이에 5년은 늙은 것 같다" 며 눈시울을 적셨다. 미국은 4월 영국을 꺾고 올라온 체코와 8강전을 갖는다.

한편 브라질은 지난해 준우승팀 프랑스를 3 - 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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