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노하우 전수하겠다"…"손정의는 메시아 아니다" - 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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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독식 없다"

손정의 측 분위기는 어떤가. 국내 투자지주회사 설립을 서두르고 있는 소프트방크측은 이같은 최근의 움직임에 대해서 가급적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면서도 무척 거북해하는 눈치다.

손사장이 국내에 설립할 창투사인 소프트뱅크 벤처스 코리아의 문규학 부사장은 反 손정의 움직임에 대해 "노 코멘트"로 일관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분들(8개 출자기업가들)은 평소 친하게 지내는 분들이기 때문" 이라며 "反 손정의니 하는 대결구도는 언론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일축했다.

손사장의 소프트방크는 현재 국내 투자지주회사와 창투사를 설립 준비중이다. 당초 1월중으로 잡았던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의 설립시기는 법인등록 준비와 해외합작 투자승인 문제로 다소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손사장의 국내 투자금액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의 자본금(2백억원)과 이 회사가 운용할 펀드(1천억원) 등에 국내 파트너인 나래이동통신과 8대 2의 비율로 참여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지만 앞으로의 시장상황에 따라 투자금액은 가변적" 이라고 밝혔다.

또한 손사장이 향후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펀드를 모집할 경우 손사장은 단지 손정의라는 브랜드만 빌려주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대해선 "손사장의 펀드가 아니라 소프트방크의 펀드”라고 전제한 후 "손사장 개인 자격의 투자가 아니라 소프트방크의 노하우가 국내에 이식된다는 것에 의미를 두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소프트방크가 미국 등 전세계 유수의 기업에 지분참여하면서 형성된 네트워크가 가장 큰 무기" 라며 " 만약 국내에 훌륭한 벤처기업이 있다면 미국의 야후 등 세계적인 기업과 연결시켜 유수의 회사로 키워낼 능력이 있다" 고 설명했다.

손사장이 투자한 후 경영권도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서도 그는 "소프트방크가 지분참여한 1백20여개 회사들 중 3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경우는 없다"며 "유망한 기업에 몰려드는 투자자들 중 단지 한 명일 뿐이지 경영권까지 노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또한 그는 "손정의 사장이 마치 이익을 독식하는 것처럼 정서가 형성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 이라고 덧붙였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코리아인터넷홀딩스의 투자자금 모집에 관해서는 문부사장은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그는 "벤처투자는 리스크가 높은 만큼 일정한 자격요건을 두고 제한적으로 펀드를 모집하는 미국의 형태가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현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우리와 근본적으로 시각을 달리하는 데서 나온 발상" 이라며 "정부에서 입법예고한 50인 미만의 사모방식은 일반인의 참여를 막아 일부에게 부(富)가 집중되는 등 벤처금융시장을 오히려 왜곡시키는 정책" 이라고 말했다.

그간 한국 돈으로만 투자되고 회수되던 국내벤처투자시장에 다양한 돈들이 유입되면서 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과연 누가 한국벤처의 새싹들을 제대로 키워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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