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사 합병·전환 지원-금감위 2월말 방안 확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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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다른 금융기관에 외환.기업어음(CP)시장 등 업무영역을 잠식당해 갈수록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종금사들에 대해 증권사나 은행.신용금고 등으로의 전환 및 합병을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합병.전환하는 종금사에는 ▶채권전문딜러 자격 우선 부여▶지점확대 허용▶3년으로 돼있는 기존 업무 겸업기간을 5~6년으로 연장해 주는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이같은 방안을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이달말까지 확정, 3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영업정지 중인 나라종금을 제외한 현대.한진 등 9개 종금사 중 1~2곳을 제외한 대부분이 연내 증권사 등으로 바뀌는 등 2차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용근(李容根)금융감독위원장은 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나라종금 사태 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종금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합병 및 전환을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며 "동시에 독자생존을 원하는 회사에는 ▶코스닥 주간사 업무나 주식형 수익증권 판매 등 신규 업무를 허용해 경쟁력을 갖추도록 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오는 8일 대우채 환매 대책과 관련, 李위원장은 ▶투신.증권사 보유 약 25조원▶정부에서 유동성 지원 12조8천억원▶은행의 신용공여를 통한 지원 6조4천억원▶한국은행의 국공채 매입을 통한 14조4천억원 등 총 58조6천억원을 확보했으며 따라서 금융시장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올 상반기 안에 한국.대한투신의 고객자산을 회사자산과 완전히 분리해 깨끗한 재산으로 만들어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고객재산으로 운용되는 신탁계정에서 대우채권은 물론 1조~2조원에 달하는 다른 부실채권도 모두 떼어내 회사자산인 고유계정으로 넘기고 고객재산을 끌어다 쓴 3조3천억원 규모의 연계차입금도 전액 해소키로 했다.

한편 李위원장은 최근 금융계 일각에서 일고 있는 내년 이후 2천만원까지만 보장하도록 돼있는 예금자보호제도 연기 주장과 관련, "정부의 방침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으며 예정대로 시행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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