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건강 칼럼] 점점 발전하는 의수·의족 "감쪽 같네"

중앙일보

입력

생활 속 재활의학

어느날 내가 가진 손가락이나 발가락 중 하나가 갑자기 잘려나간다는 상상을 하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그런데 만약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아니라, 손이나 발 혹은 팔, 다리라고 한다면 그 충격은 더욱 클 것이다. 손과 발을 포함한 사지의 일부가 절단되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으나, 분명히 우리 주변에 일어나고 있으며 다른 모든 사고나 질병, 장애가 그렇듯이 누구에게라도 일어날 가능성이 수 있다.

사지일부가 절단되는 주된 이유로는 교통사고, 산업재해 등 사고로 인한 경우, 뼈나 근육등에서 발생한 악성종양, 혈관이 막히는 경우,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인한 신경, 혈류장애, 감염 등의 원인을 들수 있는데 과거 70-80년대에는 사고로 인한 절단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사고가 줄고 당뇨나 혈관질환으로 인한 절단이 더 흔하게 되었다.

절단 수술을 받은 직후 환자분들을 방문해보면 그 침통해 하는 정도가 참으로 안타깝게 느껴진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최근 의지(義肢, prosthesis: 손과 팔이 절단된 경우 사용하는 의수(義手)와 발이나 다리가 절단된 경우 사용하는 의족(義足)을 통칭하는 말)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첫째, 특히 절단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기술은 절단부위가 딱딱한 의지에 바로 닿지 않도록 부드러운 실리콘으로 절단부위를 감싸게 하는 실리콘라이너이다.
실리콘으로 절단부위를 감싸 의족에 끼우게 되므로 의족을 착용했을때 불편감이 최소화되고 의족과 절단부위가 견고하게 유지되어 안정된 걸음걸이가 가능하다. 의족 발목의 움직임이 정상과는 달라 계단을 오르거나 비탈길을 오를때는 스스로 조금 불편함을 느끼지만 다른 사람이 알아볼 정도는 아니어서 긴 바지를 입고 신발을 신고 다니면 다리가 불편한지를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다. 또한, 특수재질의 발장치를 이용하면 정상인과 마찬가지로 달릴 수 있다. 무릎이하 절단 환자의 100미터 달리기 세계기록이 10초 대인 것은 이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 기술적 발전 덕분에 다리가 무릎이하에서 절단된 경우 의족을 제대로 제작하고 적절한 재활과정을 거치면 평지를 걷는 것은 정상인과 동일하다.

둘째, 걸음걸이의 속도나 모양에 가장 적합한 무릎 움직임이 일어나도록 조절하는 마이크로컴퓨터가 탑재된 의족 무릎장치, 탄소 소재등을 이용한 특수재질의 발장치 등이다.
무릎보다 위쪽에서 절단되어 무릎을 잃은 경우에는 의족의 무릎장치를 어떤것으로 선택하는가에 따라 걸음걸이의 모양이 달라진다. 절단 부위가 충분히 튼튼하고 좋은 기능의 무릎장치를 사용하여 재활 훈련을 열심히 하면 평지에서 정상인과 똑같이 걸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계단을 오르거나 내려갈때는 한 발씩 내려가야 하므로 속도가 느리고 다리의 불편함이 드러나게 된다. 계단을 내려갈때 양쪽 발이 번갈아 내디딜수 있도록 하는 무릎장치도 사용되나 가격이 상당히 비싸며 계단을 올라갈때는 여전히 한 발씩 내디뎌야 한다. 최근 강력 충전지와 서보모터를 장착하여 계단을 올라갈때도 정상인처럼 양쪽 발을 번갈아 디딜수 있게 하는 무릎 장치의 시제품이 개발되어 있어 앞으로 기대해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절단된 부분에 남아있는 근육의 신호를 이용하여 의수의 손가락을 섬세하게 움직이게 하는 근전동의수(筋電動義手, myoelectric hand) 이다.
근전동 의수는 절단부분에 남아있는 근육을 움직여 그 신호로 의수의 손가락을 움직이게 하는 방식으로 과거 반대쪽 어깨에 줄을 메달아 의수를 움직이는 방법에 비해 훨씬 간편하고 정확한 조절이 가능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각각의 손가락을 따로 움직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 손가락의 마디마디의 움직임도 조절이 가능한 근전동 의수가 개발되었다. 그렇지만 정상인의 손은 발과 달리 물체를 만지는 감각에 따라 손가락의 움직임과 강약을 조절하게 되는데 지금까지 개발된 최고의 의수도 손가락에 느껴지는 감각을 전달 하는 기능은 없다. 따라서 의족보다 의수의 사용빈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최근 발달된 의지 기술은 불의의 사고나 질병에 의해 지체의 일부가 절단이 되어도 예전에 비해 장애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게 하였다. 그러나 최고로 앞선 기술로 만든 의지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절단 환자 스스로의 상태에 가장 적합한 의지를 착용하여 최선의 재활치료를 받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절단 수술 전 혹은 절단 후 일찍부터 의지와 절단을 전문한 재활의학과 전문의의 진료와 상담을 통해 가장 적합한 의지와 재활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

<대한재활의학회 제공>

도움말 주신 분들
: 정선근(서울대학교병원), 김현동(인제대 부산백병원), 신지철(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조강희(충남대학교병원), 전민호(서울아산병원).

* 가까운 재활의학과 진료병원에 관한 정보는 대한재활의학회 홈페이지 (http://www.karm.or.kr)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대한재활의학회의 생활 속 재활의학 칼럼 더 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