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의 달 유로파에 생명체 생존 가능하다

중앙일보

입력

목성의 달 유로파(Europa)의 얼음표면 아래에 있는 바다에 방사선 에너지를 이용하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 스탠퍼드대 외계 지적 생명체 탐색연구소(SETI)의 크리스토퍼 카이바 박사팀은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서 유로파의 바다에 방사선을 이용해 생존하는 미생물로 이뤄진 특별한 생태계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1970년 보이저 탐사선이 목성을 처음 탐사한 뒤 천문학자들은 수많은 선으로 뒤덮여 있는 유로파의 얼음표면 아래에 있는 바다에 원시적 형태의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 있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문제는 생명체가 존재하려면 꼭 있어야 하는 에너지원이다.

과학자들은 유로파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바다 속에 열수분출공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여기서 나오는 뜨거운 물과 광물이 원시생명체에 에너지와 먹이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에 나온 여러 분석들은 유로파에 있는 에너지원이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생명체를 지탱해주기에는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얼음으로 뒤덮인 유로파의 표면 아래에 정말 바다가 있어도 얼음이 너무 두꺼워 생명체에 에너지를 공급할 만큼의 광합성은 불가능하며 열수분출공이 있든 없든 지구에서와 같은 생태계가 유로파에 존재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카이바 박사는 이번에 목성 주위에 있는 강력한 자기장에 의해 소용돌이치는 전기를 띤 아원자(sub-atomic) 입자들이 유로파 표면 얼음과 반응, 원시 생명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그는 방사선을 이용하는 생태계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유로파의 생태계를 지구 생태계와 비교, 이론적으로 유로파에 총질량 200억g의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미생물은 얼음표면이 부서지는 곳에서는 어디서든 생겨날 수 있다며 유로파 표면에서 관측되는 특이한 색깔들이 이런 현상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치바박사의 이런 설명도 순전히 이론을 근거로한 가설을 뿐이다.

치바박사도 ''직접 탐사를 해 봐야야만 유로파에 실제 생명체가 있는지를 정확히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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