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 연구단지 '산업스파이' 극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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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민관 연구소와 벤처기업의 메카인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스파이 비상'' 이 걸렸다. 벤처 붐과도 연관이 있다.

지난해말부터 연구단지 주변에 "국내외 산업스파이가 1백여명에 이른다" 는 소문이 나돌면서 연구소와 벤처기업들은 출입자를 제한하는 등 스파이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경제활성화로 연구가 활성화되면서 땀흘려 개발한 첨단 기술이 외부로 새어나갈 경우 연구소나 기업 입장에선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정부 산하 생명공학연구소는 이달부터 방문객에 대해서는 실험실 출입을 전면 금지시켰다. 이 연구소는 또 방문객을 불시 방문객(백색).연구 관련 방문(녹색).예약 방문객(황색) 등으로 나눠 세가지 색상의 다른 표찰을 달도록 해 관리하고 있다.

내부 단도리에도 나서 직원의 경우도 정식 직원은 노란색, 별정직은 황색, 임시직은 백색 표찰을 달도록 했다.

전자통신연구소는 이달부터 외부 방문객에 대해서는 연구소 직원을 반드시 1명 이상 동행시켜 안내 겸 감시(?)를 맡도록 하고 있다.

3차원 정밀측정기 및 반도체 장비를 개발중인 D벤처기업은 중앙통제방식으로 출입 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24시간 감시의 눈을 부라리고 있다.

또 다른 연구소는 논문 등 공식 절차를 통해 발표되는 것을 제외한 핵심기술에 대해 올해부터 모두 보안등급을 매겨 관리한다.
또 장비설치.애프터서비스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방문객들의 출입을 금지시키고 있다.

인터넷 정보유출도 비상이다. 표준과학연구원은 홈페이지의 연구내용에 대한 일반인 접근을 막기 위해 방호벽 설치를 검토중이다. 또 S기업은 직원들에게 ID카드를 발급, 정문에서부터 확인절차를 거쳐 출입토록 하고 있다.

모 연구소 K연구원은 "최근 벤처기업 붐이 일면서 첨단기술 집결지인 대덕연구단지가 스파이들의 주요 표적인 된 것 같다" 며
"스파이가 많게는 1백명 이상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 말했다.

생명공학연구소 한영호(韓英浩.47)홍보과장은 "산업스파이들이 활동한다는 정보를 입수, 최근에는 여러 경로를 통해 몇몇 사람의 신상을 확인한 적도 있다" 며 "이중 일부는 전직 연구소 직원이나 해외교류 인력 등으로 추정된다" 고 밝혔다.

한편 대전시 유성구 신성.전민동 일대 8백 60여만평에 조성된 대덕연구단지에는 현재 60여개 연구소에 석.박사급 연구원만 2만여명이 근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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