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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난로 처럼 따뜻한 젊은날의 사랑 〈뷰티플 걸〉

중앙일보

입력

겨울철에 어울리는 영화다. 눈이 펑펑 내리는 미국 북부의 마을이 배경이래서가 아니다. 언 손을 비비며 갈 곳 몰라 하는 청춘 남녀의 방황과 사랑이 따뜻하게 녹아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불꽃처럼 확 타오르는 전개방식은 아니다. 오히려 은근한 온기가 느껴지는 게 벽난로에 가깝다.

이야기 구조는 어찌 보면 서부 영화를 연상케 한다. 한 마을을 찾아온 젊은이, 한바탕의 소동과 사랑, 그리고 뭔가를 남겨둔 채 떠나가는 결말이 그렇다.

주인공 윌리는 대도시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음악가. 그가 고향을 찾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오랜만에 만난 고교 동창생들은 나름대로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다.
결혼한 옛 애인을 못잊어 하는 타미도 그렇고, 7년간 사귄 여자친구와 헤어지기 직전인 폴도 그렇다. 이들이 풀어가는 〈젊은날의 초상〉 이 풋풋하기 그지없다.

이를 지켜보던 윌리도 뜻하지 않은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상대는 옆집에 사는 열세살 꼬마 아가씨 마티. 소녀는 눈을 밟으면 해방감이 느껴진다며 깡충거리는 남다른 감수성의 소유자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리지만 '로미오와 줄리엣' 과 다를 바 없는 처지임을 인정한다.

영화는 방황하는 남자들에게 결론을 던진다. 특별한 사랑을 꿈꾸지만 〈뷰티풀 걸〉은 바로 당신 곁에 서 있는 여자라는 것. 애잔하게 깔리는 기타 사운드가 맛을 더한다.
출시 시네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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