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벤처기업 새 컴퓨터 칩으로 인텔에 도전장

중앙일보

입력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벤처기업중 하나인 트랜스메타가 세계 최고의 컴퓨터 칩 메이커인 인텔에 정면 도전장을 냈다.

컴퓨터 업계와 금융계의 거물들로부터 집중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실리콘 밸리의 벤처기업 트랜스메타는 19일 비밀리에 개발해온 새로운 마이크로 프로세서 칩을 공개하면서 이 컴퓨터 칩이 인터넷과 무선 컴퓨터 세계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선언했다.

트랜스메타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 창업자인 폴 앨런과 월가의 큰 손조지 소로스가 투자했고 연구진에는 MS에 도전하는 리눅스(Linux) 운영체제의 개발자 리누스 노르발즈가 포함돼 있다.

트랜스메타는 새로운 칩을 공식 발표하기에 앞서 이 신제품에 대한 모든 사항을 철저히 비밀에 부쳐 컴퓨터 업계에서는 전례없는 긴장감과 흥분이 고조되기도 했다.

트랜스메타 관계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로 개발된 TM3120, TM5400 `크루소'' 칩들이 `소프트웨어 코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인텔과 같은 기존 업체들의 칩들 보다 훨씬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크루소 칩이 기존 제품보다 훨씬 적은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인터넷 접속과 무선통신의 최전선에 서게 될 단말기들인 랩톱 컴퓨터와 이동전화기 등에 이상적인 부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랜스메타의 더그 레어드는 크루소 칩의 특수한 디자인이 `코드 모핑(code morphing) 기능을 포함하고 있어 다른 컴퓨터 칩용으로 쓰여진 코드를 매끄럽게 번역할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크루소는 비록 리눅스 운영체제에 가장 적합하도록 설계됐지만 윈도를 비롯한 다른 어떠한 운용체제에서도 프로그램을 정상적으로 작동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크루소는 또한 전력 이용을 최적수준으로 자동 조절해주는 `롱런''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에 현재 시판되고 있는 어떠한 프로세서 보다 배터리 사용기간이 길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데이비드 디첼 트랜스메타 최고경영자는 크로소 칩을 소비자들에게는 판매하지 않고 컴퓨터 제조업체들에만 공급할 방침이며 올해 중반부터 크루소 칩을 탑재한 랩톱 컴퓨터가 시판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칩들은 IBM에서 제조될 예정이며 시장의 우호적인 평가를 받게될 경우 전세계 프로세서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인텔에 중대한 도전이 될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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