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외채 상환조정 요구

중앙일보

입력

에콰도르의 하밀 마우아드 대통령은 15일 에콰도르의 외채 상환문제는 재협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위기 속에 사임 압력을 받고 있는 마우아드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에콰도르의 외채가 현재 137억달러"라면서 "더구나 지난해 9월 브래디 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중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외채에 대한 이자만 8억7천만달러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는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외채가 남아있는 한 에콰도르는 발전할 수 없다"면서 "외채 상환 문제는 재협상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3일 마우아드 대통령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에콰도르 화폐인 수크레를 미 달러에 연동시켜 1달러당 2만5천수크레의 비율로 고정시키는 과감한 조치를 취했다.

마우아드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비상조치의 정당성을 설명하면서 "급격한 사회, 정치, 경제적 개혁만이 에콰도르를 지난 2년간 계속된 경제위기에서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엘니뇨 현상으로 국가 전체의 수익이 24억6천500만달러나 감소했고 은행의 유동성 부족으로 13억3천만달의 손실이 발생했다"면서 "지난해 정부 예산적자를 40%나 줄였지만 국내총생산(GDP)이 국내외 여러 요인으로 인해 7.5%나 감소했다"고 말했다.

마우아드 대통령은 더구나 "지난해에는 물가 상승률이 61%나 됐고 달러에 대한 수크레화의 가치가 절반으로 절하됐다"면서 비상 사태선포는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에콰도르 국민연합(CONAIE) 등 민간 단체들은 에콰도르 경제를 달러화에 연동시킨 정부의 조치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고 일부 단체들은 마우아드 대통령의 사임까지도 요구하고 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각국이 처한 경제상황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남미 지역경제는 현재 경제위기에서 확실히 벗어나고 있다면서 특히 브라질 경제는 놀라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키도<에콰도르>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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