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카드부문, 애물단지서 효자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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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적자 덩어리로 은행에 흡수됐던 외환카드.우리카드.국민카드가 일제히 흑자를 내고 있다. 또 전업 카드사로 증시에 상장된 LG카드도 영업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를 하면서 카드 부문에서 71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에 외환카드를 흡수통합한 뒤 처음 기록하는 흑자다. 외환카드는 흡수될 당시인 지난해 1분기에만 1128억원의 적자를 낸 뒤 그동안 손해만 봤다. 당연히 은행의 주가 흐름에도 나쁜 영향을 줬다. 그러나 부실 자산을 꾸준히 털어내면서 대손충당금이 크게 줄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같은 카드 부문의 실적 호전에 힘입어 외환은행은 1분기에 총 3258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또 지난해 4월에 우리카드를 합친 우리은행도 1분기에 카드 분야에서 501억원의 이익을 달성했다. 우리카드 역시 부실 정리에 힘쓴 덕으로 지난해 3분기부터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카드 사업의 손익을 별도로 발표하진 않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이익을 내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카드 부문이 애물단지에서 '효자'로 탈바꿈하면서 일부 은행주 주가에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외환은행 주가는 12일 외국인투자자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전날보다 20원(0.24%) 오른 8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크레디스위스퍼스트보스톤(CSFB) 증권은 이날 외환은행의 실적이 예상 밖의 호조를 나타냈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올렸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이재원 연구위원은 "은행의 카드 사업 부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체율과 대손 충당금 등이 개선되는 추세이고, 이는 올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은행주 주가엔 이미 반영됐기 때문에 큰 폭의 상승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LG카드 주가도 150원(0.49%) 오른 3만500원으로 마감하면서 사흘 연속 상승세(총 6.6%)를 이어갔다. LG카드 역시 수익성이 빠르게 좋아지면서 증권사들의 매수 추천이 이어지고 있다. LG카드는 12일 한국 카드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일본의 JCB 인터내셔널과 제휴해 6월부터 체크카드를 발급키로 했으며, 연간 취급액이 2조원 가량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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