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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 케이트 로열 웨딩 … 모자 경연장 된 ‘세기의 결혼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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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9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결혼식을 마친 영국의 윌리엄 왕자와 신부 케이트가 하객들의 축하를 받으며 사원을 떠나고 있다. 신랑·신부의 들러리를 맡은 해리 왕자와 케이트의 여동생 피파 미들턴이 뒤를 따르고 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1997년 윌리엄 왕자의 모친 고 다이애나비의 장례식이 열렸던 곳이다. [런던 로이터=뉴시스]

다이애나비와 윌리엄 왕자 1988년 6세였던 윌리엄 왕자(위)가 찰스 왕세자의 사저에서 어머니인 다이애나비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중앙포토]

로열웨딩에 참석한 유명 인사들은 각자 화려하고 개성 있는 패션을 선보였다. 가장 위 왼쪽부터 핑크 넥타이로 멋을 낸 영국 가수 엘턴 존, 대영제국 훈장을 가슴에 단 영국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과 빅토리아 베컴 부부, 가운데 하늘색 투피스를 입은 케이트의 어머니 캐럴 미들턴과 화사한 개나리색 투피스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찰스 왕세자의 부인 커밀라 왕세자비, 아래 왼쪽부터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총리와 서맨사 부부, 스웨덴의 빅토리아 공주와 다니엘 베스틀링 부부. [런던 AP·로이터=연합뉴스]

‘세기의 결혼식’에 온 왕실 가족과 손님들은 왕실 예식 패션의 전통을 그대로 보여 줬다. 여성들의 각양각색의 모자가 대표적이다. 영국 왕실 결혼식에 참석하는 여성들은 모자를 쓰는 게 전통이다. 이때 모자는 단순한 멋이 아니라 ‘예의’다. 왕실과 귀족 여성들은 중세시대부터 비싼 보석이나 깃털 등으로 치장한 모자를 즐겨 썼다. 서양복식사에서 모자는 스타일을 완성시키는 중요한 장신구이자 신분을 표현하는 수단이었다.

 이번 결혼식에 참석한 여성들은 다양한 모자 패션을 보여 줬다. 뒷사람의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챙의 넓이를 어깨 너비 정도로 자제하는 대신 깃털 등의 장식으로 화려함을 강조한 모자가 많았다. 모자 대신 큰 코르사주(머리용 꽃장식)를 한 여성도 많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부인 서맨사는 모자를 쓰지 않는 대신 오른쪽 귀 뒤로 머리를 살짝 넘기고 금색 꽃장식이 달린 큰 핀을 꽂았다.

  여성 하객들은 대부분 일자 스타일의 칵테일 드레스(격식을 갖춰 입은 원피스 길이의 드레스)를 입었다.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의 부인이자 디자이너인 빅토리아는 넷째를 임신한 배를 가리기 위해 허리 아래쪽으로 퍼지는 A라인의 보라색 칵테일 드레스를 입고 족두리를 연상시키는 동그란 모자를 썼다.

 남자 하객들은 대부분 짙은 감색·먹색 등의 슈트를 입고 타이를 맨 차림에 조끼까지 입어 격식을 갖췄다.

 왕실 가족의 옷차림은 튀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럽고 우아했다. 윌리엄 왕자의 할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디자이너 앤절라 켈리가 만든 진한 개나리빛 울 투피스 정장을 입었다. 머리에는 옷과 같은 색의 모자를 쓰고 흰색 토트백을 들어 유행을 초월한 고급스러운 패션을 보여 줬다. 패션 스타일리스트 박만현씨는 “85세의 나이에도 밝은 노랑으 로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진주목걸이와 하얀 장갑으로 여성스러움을 표현한 모습이 아름다웠다”며 “ 오늘의 베스트 드레서”라고 말했다. 케이트 미들턴의 친정어머니인 캐럴은 하늘색 투피스를 입고 챙이 조금 넓은 모자를 썼다. 모자 장식으로는 너무 화려하지 않게 얌전하고 우아한 꽃장식을 달았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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