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주, 도쿄서 올림픽 전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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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라톤의 대들보 이봉주(30)가 다음달 도쿄국제마라톤대회에서 월드스타들과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81년 출범, 올해로 20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이봉주와 다카유키 이누부시(일본), 자페트 코스게이(케냐), 알베르토 후스다도(스페인) 등 세계 건각 40여명이 출전하는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각 대륙을 대표하는 스타들이 나서 사실상 시드니올림픽 전초전이 된 셈. 지난해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은 이봉주에게는 매우 부담스럽지만 올림픽 금메달가능성을 시험하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참가신청 마감을 열흘 앞둔 이날 현재까지 대회조직위에 출전의사를 밝혀온 선수들의 면면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다카유키는 지난해 베를린마라톤에서 2시간6분57초란 경이적인 아시아 최고기록으로 준우승, 세계를 놀라게 한 일본의 간판스타.

본인기록이 2시간7분9초인 코스게이는 4대 마라톤중 하나인 지난해 로테르담대회를 제패한 마라톤왕국 케냐의 철각이다.

'98도쿄마라톤 우승자인 후스다도(본인기록 2시간8분1초)는 96년 후쿠오카마라톤에서 이봉주와의 막판 스퍼트 싸움 끝에 준우승한 선수로서 국내 팬들에게도 낯이 익다.

올 대회는 특히 올림픽대표선발전인 관계로 지난해 도쿄대회 2위 히로시 미키(2시간8분5초)와 97년대회 우승자 시미즈 고지(2시간9분F) 등 일본의 간판 마라토너들이 올림픽 출전권을 노리고 출사표를 던졌다.

일본선발전은 3월 비와코 마라톤이 마지막이지만 지난해 거트 타이스(남아공)가 2시간6분33초의 대기록으로 우승하면서 도쿄대회가 `기록의 산실'로 떠올라 일본의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4월 런던마라톤에서 20위로 부진한 뒤 왼발부상과 코오롱 사태로 실전 감각이 다소 떨어진 이봉주가 자신의 한국기록(2시간7분44초) 경신과 시드니행 티켓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도쿄마라톤의 출발 총성은 2월13일 낮 12시10분에 울린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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