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신도시 '전세 병목현상'

중앙일보

입력

서울 일부지역과 수도권 신도시의 전셋집이 모자란다. 값도 상승 추세다. 그러나 매매가는 대체로 안정세를 보이고 잇다. 전문가들은 전세 품귀가 일부 지역에 국한돼 있어 매매가에 영향이 없는 점을 보면 전셋값 상승 확산은 없을 것으로 여기고 있다.

◇ 전세시장 정말 불안하나〓서울 강남.목동.경기도 신도시 등지에서 전셋집 구하기가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강남 대치동 선경.우성아파트 34평형은 매물이 모자라고 값도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1천만원 정도 오른 1억5천만~1억6천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목동도 매물이 귀한 가운데 가격이 오름세다. 신시가지 27평형은 9천만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백만원 올랐다.

분당과 일산도 20~30평형대에 전세수요가 몰리면서 한달 전에 비해 5백만~1천만원 정도 올랐다.

중.상계동 일대는 지하철 역 주변만 전셋집이 모자라면서 가격도 20평형대 기준 5백만원 정도 올랐다. 그러나 역세권만 벗어나면 매물 구하기가 어렵지 않고 가격도 싼 편이다.

전문가들은 학군 선호지역이나 신혼부부가 즐겨 찾는 곳이라는 특징이 말해주듯 전세 매물 품귀는 계절적 요인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위원은 "집값 파동의 진앙지 역할을 해온 강남.목동의 경우 겨울방학만 되면 '전세 병목현상' 이 일었다" 며 "새 아파트 입주가 많아지는 3월께는 매물이 많이 나와 전셋집 부족 현상도 사라질 것" 이라고 말했다.

강세인 대치동에 비해 인근 개포동 주공아파트 단지는 아직 매물이 많고 값도 약세다.

1, 3, 4단지 15평형은 5천5백만~5천7백만원으로 지난해 11월보다 7백만원 정도 내렸다.

또 서울 외곽은 움직임이 없어 매물 구하기가 수월하고 가격도 보합세다.

가양동 도시개발 2, 3단지 15평형은 3천8백만~4천만원, 6단지 26평형은 6천5백만~7천만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수준이며 매물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신도림동 현대아파트 32평형도 8천5백만원선으로 지난해 말 수준이다.

◇ 매매시장은 비교적 안정〓전세에 비하면 비교적 안정세다. 송파구 일대 소형아파트들이 올해 초 한때 5백만~1천만원 정도 오르긴 했지만 이는 재건축 가시화 분위기에 따른 특수한 경우다.

따라서 대부분의 지역에서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시세를 보이고 있다. 새 아파트가 많이 들어선 봉천동의 경우 동아아파트 32평형이 2억1천만~2억2천만원으로 지난해 9월 입주 당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서초동 유원아파트 36평형도 3억~3억3천만원으로 지난해와 같다. 문정동 올림픽 훼미리아파트 32A평형은 2억7천만~2억8천만원으로 매매가가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수유동 극동아파트 48평형이 2억5천만원, 56평형이 3억3천만원선이나 거래는 한산하다. 전세가 부족한 신도시도 매매는 거래가 거의 끊기다시피 했다.

분당 푸른마을 쌍용 32평형은 2억~2억2천만원이나 찾는 사람이 없다. 일산 백마마을 벽산 32평형도 1억6천만~1억8천만원으로 보합세다.

서울부동산 정용현 사장은 "전세 매물부족 현상이 아직 크게 확산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매매가는 당분간 안정세를 유지할 것" 이라며 "아직 단독.연립.다가구 주택이 덩달아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점만 보더라도 시장불안은 곧 해소될 것" 으로 내다봤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