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 남자부 초반 판도 `혼전'

중앙일보

입력

배구슈퍼리그 남자부 판도가 안개속이다.

일방적인 독주가 예상돼던 삼성화재는 2연패의 늪에 허덕이고 있고 중위권 전력으로 평가돼던 현대자동차와 대한항공은 탄탄한 조직력과 강한 집중력으로 2연승의기세를 올렸다.

올초 대어급 대졸선수를 싹쓸이 스카우트한 삼성화재가 신인선수를 수혈하지 못한 현대자동차와 대한항공보다 전력상 압도적인 우위를 보일 것이라는 당초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간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에대해 삼성화재의 조직력 약화를 첫번째 이유로 꼽는다. 대표팀을 맡고 있는 신치용 감독이 지난해 5월부터 대표팀의 시드니행 티켓 확보에 전념, 팀 훈련을 소홀히 한데다 주전 대부분이 대표팀에 차출돼 전체적인 팀짜임새를 갖출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주포인 김세진이 어깨부상에 시달리고 있고 김상우의 입대 공백으로 센터진이 취약해진 점도 삼성화재의 부진을 부채질하는 또다른 요인이다.

반면 현대자동차와 대한항공은 실업배구사태로 장기간 대회 출전없이 팀 훈련에만 몰두, 주전들의 체력을 충분히 비축하면서 조직력을 배가할 수 있었다.

두 팀은 드래프트 성사로 선수들을 보강할 경우 전력이 급신장, 남자부 우승향배를 더욱 안개속으로 빠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초반 혼전이 삼성화재의 전력이 서서히 회복될 2차대회부터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대한항공은 선수층이 엷어 주전을 뒷받침할 백업요원이 부족하고 노장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선수 기용의 폭이 넓은 삼성화재가 장기레이스에서 절대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과연 남자부의 혼전양상이 대회 막판까지 이어질지 아니면 초반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지 팬들의 관심이 서서히 고조되고 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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