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땅·주식 팔아 벤처투자"

중앙일보

입력

금호그룹이 땅을 팔아 벤처 투자에 나선다.

금호는 6일 운송.제조업 중심 사업구조에 인터넷.정보통신 사업을 보강하기로 했다. 금호는 이를 위해 올해 총 6천2백억원의 신규 투자 중 2천억원 이상을 'e(전자)비즈니스'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데 쓰고, 특히 이 중 1천억원은 벤처펀드로 삼아 지분출자 등을 통해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벤처투자 재원은 서울.광주 등지의 땅과 보유주식 등을 팔아 조성한다.

권오용 상무는 "저수익 자산으로 전락한 부동산 대신 미래사업에 투자함으로써 수익성.환금성을 함께 높이자는 전략" 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대상은 주로 정보통신.인터넷 벤처나 생명공학 분야 첨단기술을 개발 중인 업체다.

박정구(朴定求)회장도 올초 신년사에서 "인터넷 사업은 선발 5개 업체가 전체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는 속성이 있다" 면서 "이 분야의 출발이 다소 늦은 금호그룹은 2000년을 e비즈니스 도약의 해로 삼아야 한다" 고 강조했다.

금호는 계열사별로 사내벤처 제도를 활성화하고 인트라넷을 통한 정보 공유에 힘쓰는 한편 실정에 맞는 'e비즈니스 모델' 을 개발하기로 했다.

원자재 수입이 많은 금호타이어는 인터넷 경매입찰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권 판매에 경매입찰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금호는 또 중장기적으로 금융.생명공학 분야를 그룹의 주력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금호는 24개 계열사의 올해 매출을 지난해보다 10% 많은 6조8천억원으로 잡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