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규필름 〈단적비연수〉 제작발표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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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리〉로 20세기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강제규필름이 2000년 첫 작품으로 〈단적비연수〉를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강제규 필름은 4일 시내 프라자 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갖고 이 영화의 제작과정 등을 공개했다.

영화 〈단적비연수〉는 강제규의 첫 작품 〈은행나무 침대〉의 속편으로 〈은행나무 침대〉 주인공들의 전생으로 거슬러 올라가 네 남녀의 사랑과 운명을 그린 영화. 여기서 '단.적.비.연.수'란 등장인물들의 이름이다.

기획자 강제규 감독은 이날 한국적 모티브와 상상력을 결합시켜 세계시장을 공략키 위해 〈단적비연수〉를 기획했다고 밝히고 해외시장을 겨냥하고 있지만 가장 한국적인 모티브로 영화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동양적 소재인 '전생의 인연'과 그 인연의 시작을 모티브 삼아 드라마틱한 서사구조의 스토리로 일관하고 있는 데서 이런 의도가 드러난다.
여기에다 최첨단 테크놀로지를 가미해 영화의 상상력을 극대화한 판타지 멜로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 강제규 감독의 설명이다.

강 감독은 "지난 97년 12월에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그간 십수차례 시나리오 수정작업을 거쳤다"며 "특히 〈은행나무 침대〉 속편의 식상함이나 실패에 대한 선입견을 불식시키고 시리즈물의 상투성과 한계성을 극복, 더 재미있고, 더 감동적인 작품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대부〉, 〈스타워즈〉, 〈터미네이터〉, 〈인디아나 존스〉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시리즈영화가 지닌 장점과 매력을 한국영화에서 살려 새로운 시리즈물의 전형을 제시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한다.
연출을 맡은 신예 박제현 감독도 "〈쉬리〉가 보여준 (한국영화의) 가능성을 재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족장 '수'는 이미숙, '단'은 김석훈, '적'은 설경구, '비'는 최진실, '연'은 김윤진이 각각 맡았다. '수'의 야욕과 증오로 시작된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운명을 씨줄과 날줄처럼 얽어 스토리를 이어간다는 것이 대강의 줄거리.

영화는 이들을 통해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며 받아들이는 사람과 운명을 헤쳐 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사랑의 절대성과 영원성에 대해 의미있는 질문과 해답을 동시에 던져주게 될 것이라고 강제규 필름측은 의미를 부여했다.
강제규의 세번째 영화〈단적비연수〉 오는 16일부터 경남 산청에서 본격 촬영에 들어가 6월 말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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