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으로 돌아가자' 펴낸 배순훈 전 정통부 장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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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주의의 전도사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현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그가 유학생활.대우전자 사장.대학교수 등을 역임하며 경험한 것을 토대로 21세기의 화두를 제시한 '기본으로 돌아가자'(중앙M&B.7천원)를 펴냈다.

벤처기업과 코스닥이 상징하는 테크노 기술의 시대에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이유는 무엇일까.

- 다른 생각과 기발한 사고로 무장한 벤처기업의 창의성이 21세기 대안이라는 말과 기본에 충실하자는 주장이 서로 어울리지 않은 것 같은데.

"이 책의 궁극적 메시지는 '사랑과 평화가 충만한 사회' 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것은 돈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다. 요즘 정보통신 사업은 무조건 돈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기술에만 집착해서는 얼마 못간다. 상식과 기본에 근거를 두지 않은 창의성은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뜻이다. 빌 게이츠도 돈 벌자마자 사회 봉사에 돈을 쓰지 않았나. 이런 기본을 만들자는 것이다."

- 서점가에는 이미 현각.원성.법정 스님 등의 책이 베스트 셀러일 정도로 생각의 기본을 바로 세우자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어떻게 다른지.

"이 책들은 '마음을 비우자'는 건데, 그 뜻은 이해한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에 빠지면 구체적인 생각을 할 수 없다. 변화없고 안전한 사회에서 고위험을 통해 고수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됐다. 나는 이걸 인정하고 이를 돌파할 창의성의 5가지 패턴을 제시하고 있다."

- 그 변화의 와중에서 배교수가 22년간 몸을 담았던 대우그룹은 실패했다. 이 책에서도 원인을 분석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부자가 돼 사회의 주목을 받게 되면 무리한 것도 밀고나가게 된다. 성공한 기업가들의 공통적 문제다. 대우도 마찬가지였으며 변화에 대한 대처가 부족했다."

- 이 책이 제시하는 창의적 사고의 5가지 패턴으로 보면 김우중 전 회장은 어떤 사람인가.

"사고의 단계가 굉장히 분명한 사람이다. '문제를 정의하라', '철저히 공부하라', '까맣게 잊어버려라', '순간적으로 반짝이는 것을 포착하라'까지 4단계는 잘하는데 마지막인 '반짝이는 것이 모두 황금은 아니다'의 사고가 부족하다. 검증을 하는데 불철저했다는 뜻이다."

- 이 개념은 어떻게 만들었나.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강의할 때 생각해 냈다. 여러 심리학 책을 참조했으니 완전히 나의 독창적 개념이라 할 수는 없다. 벤처가 뜨면서 졸업하자마자 억대 연봉을 받는 학생들을 연봉 4~5천만원의 대학교수가 어떻게 가르칠까 고민하다 기본을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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