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투자 이렇게] 주말별장 10년 가꿔 평생 쉼터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1년간 꿈을 가꿔왔지만 아직도 남은 꿈이 많이 있습니다."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단강리 일명 사기막골에서 카페 겸 레스토랑 '선필드' 를 운영하는 윤정희(51)사장. 윤 사장이 처음 사기막골에 터를 잡기 시작한 것은 지난 88년 5월이었다.

이후 10여년간에 걸쳐 서울과 원주를 오가는 생활을 하며 '선필드'를 꾸며오다 97년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이곳에 정착했다.

"독신주의자는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혼자 살고 있다" 는 윤씨는 88년 당시 명동에서 의류업을 하고 있었으며 삭막한 도시생활에 지쳐 몸과 마음을 편히 쉴 수 있는 자연속에서 생활하는 것이 꿈이었다.

이를 위해 윤씨는 봉림산 자락에 자리잡은 사기막골 준농림지 2천4백평을 평당 평균 1만원씩 2천4백만원에 구입했다.

풍광이 뛰어났지만 전원투자 붐이 일기 전인 데다 장소도 외져 비교적 싸게 구입할 수 있었다. 서울 생활을 하면서 별장을 마련한다는 마음으로 한가지씩 단계적으로 준비해 나갔다.

이곳에 있던 허름한 농가주택 한 채를 헐고 88년 말 공사에 들어가 다음해 30평짜리 1층 건물을 지었고 한동안은 조경 등 주변을 꾸미는 데 주력했다.

이후 뒤편에 연면적 40평 규모의 2층 건물을 짓기 시작해 2년 전 완공했다. 대지로 용도변경된 면적은 3백평 정도이고 나머지는 준농림지로 남아 있다.

수년에 걸쳐 지어 건축비를 일률적으로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토지 구입비를 별도로 하고 평균 2백50만원 정도 들어 총 1억7천5백만원이 들었다. 물론 조경 등을 꾸미는 데도 별도의 돈이 들었다.

처음 몇 년간은 주말용 주택으로만 사용했으나 점차 서울 생활을 정리해 나갔으며 96년 근린생활시설 허가를 받았고 97년 8월 완전히 정착했다.

외환위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뛰어난 자연환경과 편안하고 조용한 분위기에 알음알음 소문이 나 대학교수와 예술인 등이 자주 찾는다.

월 수입은 직원 4명의 월급을 제외하고 2백만~3백만원 수준. 현재 인근의 전답이 평당 5만원선이고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은 평당 20만원 내외. 1만원에 땅을 사고 건물 2개동이 들어선 것을 고려하면 땅값이 10여배 오른 셈이다.

윤 사장은 "여생을 보낼 곳이기에 팔 생각은 해보지 않았고 지난 10년간 자연속에서 지낼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며 "앞으로 남은 땅에 숙박시설 등을 갖추는 등 시설을 확장하고 나중에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무료 휴식시설로 활용토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