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KAL 항공업계 최악기록 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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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방송은 22일 런던 북쪽 스탠스테드 공항에서 대한항공(KAL)
화물수송기가 추락한 사고와 관련, KAL이 항공업계에서 최악의 사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항공사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해설 기사에서 지난 20년간 소속 항공기 추락으로 7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지적했다.

BBC는 지난 97년 KAL 점보기가 태평양의 괌에서 추락, 2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지난 4월에는 MD-11 화물수송기가 중국 상하이(上海)
공항을 이륙한 직후 폭발,승무원 3명 전원과 인근주민 4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상하이공항 사고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KAL에 경영진을 교체하라고 지시하고 이 회사가 성장과 이익을 안전보다 중시했다고 말했으며 그 다음주 조양호(趙亮鎬)
사장이 항공사고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KAL은 한국의 급속한 경제발전과 함께 지난 40년간 급속히 성장, 현재는 21개국 34개 도시에 화물기를 취항시키고 있다.

이 회사는 그러나 한국의 다른 대기업들처럼 족벌경영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고위 임원들이 실력과 경험보다 연줄로 선택되기 때문에 전문적인 경영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BBC는 말했다.

최근 인터넷에 올려진 KAL 내부보고서는 권위적인 조종실 문화와 서툰 영어, 조종사 실수 등이 안전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하이 사고 이후 미국 국방부는 직원들에게 공무로 여행할 경우 KAL을 이용하지 말도록 했고 에어 캐나다, 에어 프랑스, 델타항공은 KAL과의 업무제휴관계를 중단했다.

KAL은 심이택(沈利澤)
사장을 새로운 최고경영자로 맞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항공사의 하나가 되겠다고 다짐해왔으며 지난 6월에는 '서구식의 조종실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외국 전문가들을 초빙, 조종사 훈련과 안전관리를 맡길 계획이라고 발표했었다.

BBC는 KAL이 외국인 조종사들을 거의 쓰지 않고 있으며 조종실 승무원 대부분이 군복무중에 비행훈련을 받기 때문에 민간 항공기 조종에는 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브뤼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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