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갑부' 빌 게이츠 재산 120조원…웬만한 국가 예산 뺨쳐

중앙일보

입력

''윈도2000'' 의 개발 완료로 마이크로소프트(MS) 사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세계 최고갑부인 빌 게이츠의 재산규모에 다시 세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게이츠의 재산은 줄잡아 8백90억달러(약 1백6조8천억원) 에 이른다. 보유하고 있는 MS 주식(7억8천7백6만주) 에 주가(지난 16일 현재의 종가) 를 곱해 나온 금액이다.

게이츠가 갖고 있는 타사 주식이나 부동산, 부부 명의로 된 자선재단의 기금까지 합칠 경우 게이츠의 재산은 여기서 약 1백15억달러가 더 늘어난다.

MS 주식 보유에 따른 재산규모만으로도 게이츠의 재산은 웬만한 국가를 능가한다. 포르투갈(8백40억달러) 이나 아일랜드(8백10억달러) 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보다 훨씬 많다.

세계적 초우량 기업들의 전체자산도 게이츠의 재산과 비교하면 빛이 바랜다.

시가총액으로 보면 체이스 맨해튼 은행은 6백20억달러고, 포드자동차는 6백억달러, 맥도널드는 5백55억달러에 불과하다.

게이츠의 재산은 앞으로도 놀라운 속도로 불어날 전망이다.
MS의 주가는 지난 10년동안 연평균 59%씩 상승했다. MS의 주가 상승이 앞으로도 이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게이츠의 재산은 2005년에는 1조달러를 돌파한다.

사상 최초의 ''조만(兆萬) 장자'' 가 탄생하는 것이다.
미국경제가 연평균 3%씩 성장한다고 가정하면 게이츠의 재산은 2010년에는 미국의 GDP까지 따라잡게 된다.

게이츠는 살아있는 동안 이 엄청난 돈을 다 쓸 수 있을까. MS의 주가가 지금까지의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게이츠는 죽을 때까지(수명 1백세 가정) 연간 5백억달러씩 써야 재산을 탕진할 수 있다.
주가가 전혀 오르지 않는다 해도 하루 4백만달러씩 사용해야 한다. 설사 주가가 하락해 현재 가치의 10%선에 머루른다 해도 월 1천4백만달러씩 부지런히 써야만 갖고 있는 돈을 다 쓸 수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게이츠는 역대 최고의 부자는 아니다.
게이츠의 현재 재산을 미국 국민총생산(GNP) 과 비교하면 1백4분의1에 해당한다.
석유왕 록펠러(65분의1) 나 미국 서부개척시대의 갑부 밴더빌트(87분의1) 에 비하면 덜 부유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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