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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가빈 고공 폭격 … 또 현대캐피탈 울린 삼성화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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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가빈(삼성화재)이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상대 블로킹을 피해 스파이크를 내리 꽂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언제가 좋은 때인지 모르겠어요.”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이 박철우(26)를 두고 한 말이다. 박철우는 한 경기 맹활약을 한다 싶으면 다음 경기에서 죽을 쑤기도 하니 좀처럼 알 수 없다는 이야기다. 올해 프로배구 최고 연봉인 3억원을 주고 현대캐피탈에서 데려온 박철우는 시즌 내내 제 역할을 못했다. 신 감독에게 이러저러한 지적을 받는 일이 일상이 됐다.

 23일 천안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NH 농협 2010~2011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도 신 감독의 ‘잔소리’는 계속됐다. 그러나 박철우도 이젠 이력이 난 걸까.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작전타임 때마다 한 소리 듣고 나오면 더욱 투지를 불태웠다. 고비마다 한 방을 터트려준 박철우 덕분에 삼성화재가 현대캐피탈을 3-0으로 물리치고 원정에서 귀중한 첫 승을 올렸다.

 박철우는 승부의 분수령인 1세트에서 해결사 역할을 했다. 1세트부터 현대캐피탈의 ‘창’과 삼성화재의 ‘방패’가 세게 붙었다. 삼성화재는 15-19까지 뒤지던 1세트를 끈질긴 수비로 따라붙어 듀스 랠리까지 이끌었다. 팽팽한 공방전을 박철우가 끝냈다. 박철우는 29-29에서 퀵오픈을 성공시킨 뒤 이철규의 스파이크를 블로킹했다. 그러고는 크게 포효했다.

 이날 박철우는 블로킹 4개 포함, 11점을 올렸지만 공격성공률(46.15%)이 50%를 밑돌았다. 보통 주전 공격수들이 50~60% 정도의 공격성공률을 올려줘야 팀이 원활히 돌아간다. 실책도 6개로 꽤 많았다. 외국인 선수 가빈이 31점(공격성공률 60.86%)을 올린 덕에 실수가 잦아도 마음 편하게 경기를 펼쳤다.

 승리를 거둔 뒤 박철우와 함께 인터뷰실에 들어선 신 감독은 “오늘 박철우가 상당히 못했다. 1세트 마지막에 중요한 두 점을 냈기 때문에 오늘은 뭐라고 하지 않겠다”며 여전히 인색한 평가를 내렸다. 박철우는 “팀이 이겨 기분은 좋지만 팀에 기여하지 못했다. 팀원들을 어렵게 만든 것 같아 미안하다. 내일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한편 인천 도원시립체육관에서 벌어진 여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도로공사가 외국인선수 세라의 활약에 힘입어 흥국생명을 세트 스코어 3-2로 꺾었다. 2연패 뒤 1승을 기록한 도로공사는 탈락 위기를 벗어나며 챔프전 진출의 희망을 이어갔다. 도로공사가 포스트시즌에서 승리를 올린 것은 2006년 흥국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 이후 5년 만이다. 반면 원정에서만 2승을 챙긴 흥국생명은 홈에서 일격을 당했다.

 이날 도로공사의 공격은 외국인 선수 세라가 책임졌다. 그는 쉴 새 없이 타점 높은 스파이크를 내리꽂았다. 득점은 33점으로 팀 내에서 가장 많았고 서브에이스도 5개나 기록했다. 국내 선수 중에는 임효숙이 16득점을 기록했다.

 도로공사는 출발이 좋았다. 1세트 세라가 8득점으로 공격을 이끌고 오지영이 서브에이스를 3개나 성공시키며 25-14로 손쉽게 세트를 따냈다. 흥국생명 미아의 활약(12득점·블로킹 8개)에 밀려 2세트를 내줬지만 서브가 살아나면서 3세트도 25-17로 따냈다. 4세트를 듀스 끝에 빼앗겼지만 5세트 들어 흥국생명의 한송이와 미아가 연달아 실책을 저지르며 흔들리는 사이 차곡차곡 점수차를 벌려 15-5로 마무리했다.

천안=오명철 기자·인천=장주영 기자

◆프로배구 전적(23일)

▶남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화재(1승) 3-0 현대캐피탈(1패)

▶여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

도로공사(1승2패) 3-2 흥국생명(2승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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