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교통망'사업] '장밋빛 도로' 민심 달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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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6일 발표한 국가 기간교통망 구축계획은 새 천년을 맞아 통일까지 대비한 한반도의 전체적인 교통체계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 밑그림을 통해 지자체의 균형 발전과 지역별 집단민원을 해소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계획은 특히 국가교통망을 지금의 영남권 중심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호남.강원권 등으로까지 균형 발전시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정부가 3백35조원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은 다분히 '선거용 관심끌기' 가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 재원 마련〓건설교통부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4%인 17조원을 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하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20년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도로 1백86조원.철도 94조원.공항 14조원.항만 37조원.물류시설에 4조원이 투자된다.

이를 위해 정부 재정에서 2백50조원을 조달하고, 도로.철도채권과 통행료 수입.휘발유세를 통해 추가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수익자 부담 원칙을 강화하면서 교통요금 현실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각종 교통요금이 인상될 전망이다.

◇ 도로.철도〓도로의 경우 자동차 2천만대 시대에 대비, 장기적으로 전국을 포괄하는 남북 7개축.동서 9개축의 격자형 간선도로망이 구축된다.

양구~부산간 남북 6축과 인천~간성간 동서 1축을 제외한 남북 6개축, 동서 8개축의 격자형 간선도로망이 구축된다.

◇ 공항.항만〓공항시설은 수송인원 4천2백80만명(97년) 수준에서 2019년엔 1억2천8백40만명으로 3배 확대된다.

이를 위해 양양.무안.울진.전주공항 등 권역별 지방공항을 확충하고 근거리 항공기를 위한 소형 비행장을 개발한다.

항만시설은 2억9천5백만t(97년)인 화물 처리능력이 2019년에는 12억8천8백만t으로 늘어난다.

부산.광양항은 첨단시설을 갖춘 차세대형 대형 항만으로 개발돼 동북아 중추 항만으로 육성하고, 포항 영일만신항.울산 신항.목포 신외항.보령 신항.인천 북항.평택항.새만금항.동해권 신항 등도 신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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