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천 초대전으로 새천년 맞아

중앙일보

입력

세종문화회관이 개관 이후 최초의 기획초대전을 21세기 첫날에 갖고 새 전시예술공간으로 거듭 날 것임을 선언한다.

세종문화회관은 95년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의 전수천(52)씨를 초대해 2000년1월 1일 새벽 0시 `밀레니엄 2000-지혜의 박스'라는 제목의 전시를 개막한다. 한달간 계속되는 이번 전시는 데크 플라자 중앙과 계단에 1001개의 은빛 큐브를 설치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이와 함께 미대 재학생 20명을 초청하는 부대전시도 마련한다.

이번 전시는 세종문화회관이 대관 위주의 소극적 운영에서 벗어나 각종 초대.기획전을 적극 개최하는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종문화회관은 이를 위해 젊은 큐레이터 임은미(30)씨를 최초로 영입해 변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4년 이후 6년만에 국내 무대에 작품을 내놓는 전씨는 많은 큐브로 창조적 생산과 도약을 시각화할 예정. 큐브 1001개의 옆면에는 `밀레니엄 2000'이라는 글씨를 일일이 새겨 새 천년에 대한 가능성과 기대를 담게 된다.

그중 하나는 가로와 세로, 높이가 모두 55cm인 정육면체이고, 나머지 1천개는 가로와 세로가 9.5cm, 높이 21cm인 직육면체이다. 전씨는 이런 모양의 큐브 2천개를 별도 제작해 종묘 앞광장에 설치함으로써 두 프로젝트의 연결성을 꾀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전씨 작품이 선보이는 본 전시와 함께 미래의 주체가 될 젊은 미술인들의 작품도 설치돼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게 된다. 제출자는 부산대, 수원대, 성신여대, 중앙대, 서울시립대 재학생 20명. 이들의 작품은 분수대를 중심으로 배치돼 전씨 작품과의 조화를 이루게 된다.

전씨는 지난 3개월간 전시작품 제작에 매달려 왔다. 푸른빛의 큐브에 다가올 첨단의 세기를 집약시킨 절제미와 과거와 미래를 모두 포용한 초월적 이미지를 담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