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은 한국 문학에 목마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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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2011 아부다비 도서전’이 15일 개막했다. 한국 출판계도 올해 처음 참가하며 문화교류의 물꼬를 텄다. 도서전은 20일 막을 내린다.


한국 출판계의 중동 진출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15일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 국립전시장에서 개막한 ‘2011 아부다비 국제도서전’에 출판인들의 발길이 몰렸다. 문화적 중요성에 비해 교류가 드물었던 중동지역에 눈을 돌린 것이다. 아부다비 도서전은 중동 지역을 대표하는 국제도서전이다.

◆한국 첫 공식 참가=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윤형두)가 올해 처음 아부다비 도서전에 참가했다. 한국은 ‘마켓 포커스(Market Focus)’로 지정돼 많은 관심을 받았다. ‘마켓 포커스’는 주최 측이 매년 한 국가를 선정, 그 나라의 출판현황을 훑는 행사다. 한국 출판을 소개하는 프리젠테이션과 ‘한국 작가와의 대화’가 진행됐다.

 올해 한국에선 여원미디어·교원·한국슈바이처·초이스메이커 4개 출판사가 참가했다. 또 20여 개 출판사가 100여 종의 도서를 위탁 전시했다. 출품 도서는 아동 분야에 집중됐다. 문화간 장벽이 낮고, 번역이 간편하며, 교육 효과도 큰 어린이 책으로 중동 문을 두드리자는 취지에서였다. ‘어린이 책의 노벨상’ 격인 볼로냐 도서전 대상을 받는 등 우리 아동출판은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현지 언론도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 아부다비 최대 영자신문 ‘더 내셔널(The National)’은 16일자 8면에 한국 출판 기사를 톱으로 실었다. 여원미디어 김동휘 대표를 주목했다. 김 대표는 2008년 이후 4년째 이곳을 찾고 있다. 지난해 여원미디어 책 138종의 번역 제안했던 아부다비 국립번역원은 올해 해당 번역서를 전시장 앞에 병풍처럼 배치하기도 했다.

 출판협회 문승현 차장은 “이번 도서전은 UAE뿐 아니라 아랍권 전역에 한국 책이 본격 진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아부다비 출판협회 부드르 가시미 회장이 올해 서울국제도서전 참가 약속을 하는 등 양국 교류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작가와의 대화’에 참석한 소설가 김주영·이문열씨. (오른쪽부터)

◆이문열·김주영씨 등 참가=한국문학번역원(원장 김주연)도 이번 도서전에 첫발을 내디뎠다. 소설가 김주영·이문열씨, 시인 김민정씨가 참석한 가운데 ‘중동이 극동을 만나다’를 주제로 한 ‘한국 작가와의 대화’가 열렸다. 아부다비에서 열린 한국문학 첫 공식행사였다.

 현장에선 번역 문제가 주로 논의됐다. 아랍어로 번역된 한국 문학은 이문열의 『아우와의 만남』, 김주영의 『천둥소리』 등 손에 꼽을 정도다. UAE 작가이자 언론인인 나세르 아이다 헤리는 “이문열과 김주영의 소설을 읽어봤다. 더 많은 한국 작품을 아랍어로 읽고 싶다”고 했다. 김주연 원장은 “아부다비 대학에서 한국어 과정을 개설해 양국 교류의 미래를 준비하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쥬마 쿠사이비 도서전 조직위원장은 “이번에 출품된 한국 동화책을 재미있게 보았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다룬 책도 번역됐으면 좋겠다”며 “경제분야에서 축적된 양국의 우호 관계가 문화 분야로 확장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부다비(UAE)=글·사진 배영대 기자

◆아부다비 도서전=올해로 21회를 맞았다. 세계 최대 도서전인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이 공동 주최할 만큼 위상이 높다. 올해에는 58개국, 875개 출판사가 참여했다. 지난해보다 15%가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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