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제약, 부·차장 전원에 퇴직강요 '물의'

중앙일보

입력

류마티스 치료제 `케토톱'으로 유명한 태평양제약이 부.차장급 중견 간부 전원에게 `퇴직'을 강요해 반발을 사고 있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태평양 제약은 최근 15명 안팎의 부차장급 간부 모두에게 `세대교체'를 명분으로 연말까지 희망퇴직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희망퇴직 요구는 대주주인 태평양이 주도하는 것으로 사실상 퇴직강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태평양제약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일부 부.차장은 몇개월분의 퇴직금을 추가로 받는 조건으로 이미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퇴직요구를 받은 간부들은 국내 완성 의약품 중 시장점유율 2위인 류마티스 치료제 `케토톱'과 조루치료제 `SS크림' 등을 히트시킨 회사부흥의 주역들이어서 사내 반발이 더욱 크다는 전언이다.

태평양제약의 이번 대대적인 간부 정리는 최근 케토톱과 SS크림 등이 경쟁 제품들의 덤핑공세 등으로 시장점유율이 하락한 데 대한 책임을 묻는 형식이나 표면적으로는 새천년을 맞는 세대교체를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인 태평양은 최근 임원을 태평양제약에 파견했으며 2백50여명에 달하는 직원수를 2백여명 안팎으로 줄인다는 복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특별히 회사가 어려워진 것도 아닌데 새천년을 맞는 연말에 중견간부들을 대거 내쫓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라며 "특히 해당 간부들은 태평양제약 흑자의 주역들"이라고 말했다.

회사측은 "세대교체가 필요해 희망퇴직을 받는 것"이라고 해명했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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