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현과 김영현, 모래판 전 ·후기 양분

중앙일보

입력

'황태자' 이태현(현대)이 먼저 웃었지만 마지막에는 '골리앗' 김영현(LG)이 포효했다.

지난 12일 인천 천하장사씨름대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 올시즌 프로씨름의 판세다. 이태현은 4, 5월 합천.삼척 지역장사대회에서 꽃가마에 오르며 올시즌 씨름판을 싹쓸이할 것처럼 보였다. 김영현이 연봉 협상에 불만을 품고 팀을 이탈하면서 겨울철 체력훈련을 게을리한 탓이었다.

김의 괴력은 지난 6월 구미 지역장사를 차지하면서 되살아났다. 주특기인 밀어치기와 함께 다리를 사용하는 다양한 기술을 익히면서 모래판 판도는 급속하게 김영현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목포 올스타장사와 산청 지역장사 타이틀을 거머쥔 김은 결국 천하장사 타이틀마저 2연패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대에서 삼익 캐피탈로 이적한 황규연의 상승세와 포항지역장사를 차지한 '들소' 김경수(LG)의 부활도 씨름보는 재미를 고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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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백두급 그늘에 가린 한라급에 김용대(현대)와 이성원(LG) 등 기술씨름을 구사하는 신예들이 출현, 한라급 인기 상승에 한몫 톡톡히 거들었다.

씨름계는 올해초 창단한 삼익캐피탈과 강원태백 2개팀을 포함, 4개팀이 각축을 벌였다.

신생 삼익은 이태현을 약속대로 넘겨줄 것을 요구하며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이태현 대신 황규연을 데려오면서 매듭을 지었다. 그러나 모래판 전력 평준화는 여전히 씨름계가 풀어야할 숙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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