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세계 챔프 '이기석'씨, 승부조작 논란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세계 챔피언인 이기석(20) 씨가 세계 스타크래프트대회에 출전 자격을 얻기 위해 승부를 조작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8일 PC통신 및 국내 게임전문가들에 따르면 스타크래프트 개발사인 미 블리자드가 지난 8월 주최한 세계 스타크래프트대회의 16강전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50∼100승의 전적을 갖춘 ID가 필요한데 이씨가 승부조작을 통해 자격을 갖춘 ID(Larry-The-Weird) 를 만들어 16강전에 진출했다는 것.

이씨는 그러나 16강전에서는 정상적인 실력을 통해 우승했으며 블리자드측으로부터 챔피언 인증서를 받아 챔피언 자격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프로게이머들은 "이같은 ID조작은 프로게이머의 세계에서는 널리 통용되는 관행"이라면서 "인터넷 게임은 실제 사람과 만나서 겨루는 것이 아니고 실제 사람이 누구인지와 관계없이 ID와의 게임을 벌이기 때문에 ID조작은 물론 같은 게이머들끼리 승수쌓기를 위해 져주기도 하는 승부 조작도 일반화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8월 열린 스타크래프트 세계대회에서도 16강전에 진출한 16개의 ID중 13개가 국내에서 진출한 ID였고 이중 5개가 국내의 한 게임방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관행화된 승부 및 ID 조작으로 인해 국내 게이머들이 외국 게이머들로부터 외면당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불신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쌈장''(ssamjang) 이라는 ID로 국내에 널리 알려진 이씨는 세계 스타크래프트 대회에서 챔피언을 차지하면서 모 통신업체의 TV광고모델로 출연하는 등 인기스타로 부상했다.

한편 이씨가 광고모델로 출연하는 업체는 이씨의 ID 조작사실이 알려지자 광고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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