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세계경제성장 전망 상향조정

중앙일보

입력

세계은행은 7일 미국 경제의 활황 등으로 인해 올해와 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세계 경제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개도국 경제는 다시 무너지기 쉬우며 빈부국의 격차도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한국은 도시 빈민 문제가 가장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GDP의 30%에 달하는 부실채권 문제로 한국경제의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은 이날 연례 '2000년 세계경제와 개도국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각각 2.6%와 2.9%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당초 세계은행이 지난 3월 전망한 성장률 1.8%와 2.5%에 비해 각각 0.8%포인트, 0.4%포인트씩 상향 조정한 것이다.

세계은행은 또 개도국들의 경제 성장률도 올해와 내년에 각각 2.7%와 4.2%로 잡아 지난 3월 전망치인 1.5%와 3.7%에 비해 훨씬 높게 전망했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은 경기후퇴의 늪에서 벗어나면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높은 경제 성장률을 달성하겠지만 다른 개도국들은 성장률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보고서는 개도국들은 지난 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전에 누렸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개도국들의 경제 상황은 아직도 유동적이며 금융부문과 정부 재정 등의 구조적 약점으로 새로운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도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이밖에 오는 2015년까지 빈민 인구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국제사회의 목표가 개도국에서는 실현될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한국의 경우 지난 97년 9%에 그쳤던 도시 빈민 인구가 98년에는 배가 넘는 19%로 급증하는 등 빈민 문제가 가장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은 동아시아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GDP의 30%에 달하는 부실채권이 경제의 발목을 잡는 복병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워싱턴 APㆍd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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