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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고령화 사회의 필수품 중소형 주택이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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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면

일러스트=이진영

요즘 시장에 가거나 자동차에 주유할 때면 마음이 편치 않다. 물가는 오르고 주머니는 가벼워졌다. 친구와의 만남이나 각종 모임에서도 2차 가자는 말이 없어졌다.

 경제를 보는 시각은 다양하지만 국내외 변수, 지역 특성 등을 고려함이 가장 타당할 것 같다.

 먼저 국외변수는 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 속에서 샌드위치가 된 우리나라가 원화 절상 압력을 받고 있다. 원화가 절상되면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에서 수출둔화 현상이 나타난다. 최근까지 대 중국 수출의 비중이 크게 증가하면서 우리나라의 2010년 경제성장은 양과 질에서 큰 성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요즘에는 중국정부에서 금리인상 등의 성장 조절정책을 실시하면서 중국경제도 당분간 둔화될 전망이다. 미국 경제도 완만한 상승세를 갖기에는 동력이 부족한 것 같다. 정부의 추가지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미국의 성장세는 탄력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결론적으로 국외여건이 별로 좋지 못하다.

 국내변수는 인플레이션 압력, 금리상승, 기업의 설비투자 감소, 저축은행의 PF대출로 인한 금융권의 구조조정, 대형아파트 미분양으로 인한 건설사의 워크아웃 진행 등을 고려해 볼 때 2010년에 비하면 성장세가 둔화 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 경제 역시 영향을 받게 될 것은 자명하다.

 우리고향의 살림살이 실상을 알아보자. 지난해 천안시 통계자료에 따르면 인구는 56만, 총자산 6조원, 재정자립도 47.9%(전국 평균은 50%), 개인별 부채액 57만8000원, 주택보급률 115%다. 기업체수는 19만3182개, 유통업체수 30개, 제조업체수 6만4939개며, 소비자 물가지수는 1월 118.3로 전월대비 0.9% 상승, 생활물가지수는 121.3으로 전년대비 5.4%상승했다. 사교육비는 17만원이다. 전국적으로 볼 때 보편적인 수준이다. 그래도 인구유입과 기업 유치 성과를 감안하면 성장 잠재성이 매우 크다.

 천안의 성장 잠재요인은 천안~청주공항간 전철노선, 청수행정타운과 세종시와의 연계방안을 통한 세종시 효과 극대화, 제2경부고속도로의 천안지역 IC관철, 과학벨트 유치 등의 변수가 있다. 천안의 일반 건축물의 인·허가건수와 공장입주를 고려해 볼 때 일반건물 건축행위는 2452건으로 전년대비 21.9% 증가하고 있는 점은 성장이 계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공장입주는 201개사에서 3801억원 투자함으로써 3708명의 고용 효과와 세수 증대를 가져 왔다.

 반면에 천안의 성장 저해의 요인은 수도권 규제 완화, 출산률 감소, 대형아파트 미분양,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을 들 수 있다.

 수도권 규제완화는 천안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편리성과 입지가 좋은 수도권에 공장신축이 과거에는 어려웠으나 규제가 풀리거나 완화됨으로써 천안이 제일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따라서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 없이는 기업유치가 어려울 것이다. 천안시와 토지 소유자의 배려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인구유입은 꾸준하지만 전국적인 고령화 추세에 맞춰 우리지역의 경제활동인구도 고령화되고 있다. 출산률도 1.32명으로 감소했다. 경제활동인구의 고령화와 출산률 저하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의식전환이 절실하다. 또한 천안시의 출산장려책과 외국인 이민책을 마련하고 다문화 가정의 생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골머리를 않고 있는 대형아파트 미분양에 대해서는 3~5년간 아파트의 인·허가와 입주자 모집을 제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타 지역 아파트값의 상승에 비해 천안지역 아파트 가격의 하락현상은 상대적 박탈감과 생활의 활력을 상실시키고 있다. 여기에 추가적인 아파트 분양을 위한 인·허가를 내주면 업자를 위한 천안시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올해 천안 지역의 경제전망을 살펴보면 개인 소득수준은 감소하고, 소비행태 역시 위축될 것이다. 반면 기업체는 자금의 유동성 증대에 힘을 입어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나 자영업자들은 개인의 소득감소와 소비위축으로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의 토지는 전국적으로 0.9% 상승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전국 최고의 입지를 갖춘 천안지역의 토지 역시 그 이상의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다.

 중소형 아파트의 입주시에는 일시적인 하락 현상이 나타난다. 다량의 물건이 동시에 매물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입주 후에는 수급 부족현상으로 대부분 상승 반전 현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전세가 역시, 수급부족현상으로 완만한 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아파트는 수요부족으로 입주시까지 소폭 하락 현상을 나타내는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원자재 상승 등 분양가 인상요인이 항시 상존하기 때문에 2~3년 정도의 장기간에 걸쳐서 보합을 유지 할 것이다. 총체적 결론은 국외여건을 고려해 볼 때 성장세는 둔화될 것이다. 천안의 경제 여건은 정책적 변수와 지역적 특성을 기반으로 해서 횡보하는 현상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중에서 상품으로 가치가 큰 중소형 아파트가 가장 바람직 할 것으로 보인다. 전용면적 85㎡(33평)이하의 아파트는 역모기지론이 가능하다. 즉 주택연금에 가입해서 노후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점은 고령화되어 가고 있는 우리사회에서 필수적인 주택상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 확실시 된다. 이런 점이 중소형 주택이 최근 뜨고 있는 이유다.

이영행 부동산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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