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건강 유튜브 유감] ‘자해’ 동영상 보는 아이 어떻게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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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공유 사이트로 인기가 많은 유튜브(YouTube). 최근 이 사이트에 자신의 신체를 학대하는 영상들이 인기를 끌면서 10대를 비롯한 젊은 층의 모방을 부추길 위험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퀠프대 스테판 루이스 박사팀은 유튜브에서 ‘자해(self-injury)’와 같은 단어로 검색해 찾은 영상을 비롯한 100개의 자해영상물을 선정했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해 관련 영상을 보는지, 어떤 유형이 많은지 분석했다. 그 결과, 선정된 영상물의 총 조회 수는 약 237만 건, 언제든지 해당 영상물에 접속할 수 있도록 즐겨찾기에 등록된 수는 1만2321건으로 나타났다. 자해 유형은 면도칼과 같이 날카로운 물건으로 신체를 긋는 행동(64%), 불에 지지는 행동(10%), 직접 타격을 가하는 행동(7%) 순이었으며, 자해 부위는 주로 손목과 팔목(68%)이었다.

 중요한 점은 위험 문구를 넣은 영상물은 100개 중 42개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해당 영상물의 접속을 제한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응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청소년이 자해 영상을 보면 모방을 하려는 일종의 ‘방아쇠 효과’가 우려된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신민섭 교수는 “보통 자해 행위는 심리적 고통을 회피하는 방법으로 신체적 고통을 택하면서 발생한다”며 “스트레스 대응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일수록 이런 영상을 보면 자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만약 가족 중 자해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황하겠지만 그 사람을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반건호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은 “주변에서 자해 행동을 봤다면 그 사람이 겪고 있는 감정적인 고통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소아학회 학술지(Pediatrics) 3월 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권병준 기자

자녀가 자해 행위를 한다면 이런 말을 …

● 상처를 낸 지 얼마나 됐니?

● 어떻게 자해 행위를 하니?

● 얼마나 자주 상처를 입히니?

● 스스로 상처를 입히는 행동을 바꿀 생각은 없니?

● 내가 도와줄 일은 없니?

※출처: helpguid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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