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현장, 독립 열망이 화보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상해 임시정부 시절 대한적십자회가 3·1 만세운동 모습을 담아 한국인의 독립열망 의지를 세계에 알린 영문판 화보집 ‘The Korean Independence Movement(한국독립운동)’가 공개됐다.

 천안 독립기념관이 24일 공개한 화보집 ‘한국독립운동’은 한 재미교포가 보관하다 최근 독립기념관에 기증한 것이다. 독립기념관은 2009년 국내외에서 범국민역사자료 기증운동을 펼쳐왔다. 1921년 제작된 화보집은 신국판 크기(가로 23㎝, 세로 15㎝)이다.

 화보집은 겉 표지를 포함해 모두 52쪽으로 돼 있다. 3·1 만세운동 사진 34쪽과 영문독립선언서 7쪽, 자유를 갈망하는 한국인의 외침 1쪽, 일본 군국주의 만행 고발내용 1쪽, 상해 대한적십자회 설립취지문과 대표자 명단이 7쪽에 걸쳐 실려있다.

 이 화보집에 실린 사진은 3·1운동 당시 국내에 거주하고 있던 외국인 선교사들이 직접 찍은 것이다. 한국인들의 평화적인 만세시위 장면과 이를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일제의 만행이 담겨있다.

 특히 온 마을이 불에 타 잿더미만 남은 제암리 마을 사진을 비롯, 일제의 만행에 가족을 잃고 넋을 놓고 있는 유족의 모습, 만세 시위 현장에서 일경의 총에 맞아 숨진 여학생의 모습 등이 눈길을 끈다. 화보집은 사진 34장이 하나의 인쇄물로 3·1운동의 실상을 일목요연하게 이해 할 수 있도록 편집, 제작돼 있어 중요 자료로 평가된다.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홍선표 책임연구위원은 “일제의 불법 식민통치 실상과 한국인의 독립 열망을 함께 게재해 전 세계에 호소하는 선전홍보 자료로 상해 대한적십자회가 영문으로 발간한 희귀자료”라고 말했다.

 상해 대한적십자회는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 내무부 총장 안창호를 비롯해 79명의 이름으로 1919년 7월 1일 발기했다. 일제 강압으로 참상을 겪고 있는 한국인을 외면하는 일본적십자사를 전 세계에 고발하고 한국인의 독립을 호소하기 위해 설립됐다.

김방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