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환영 못 받은 KBS 수신료 인상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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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방송통신위원회는 22일 KBS 수신료 인상안과 방통위 검토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월 2500원인 TV 수신료를 3500원으로 올리는 내용이다. 그러나 공을 넘겨받은 국회에선 “명분도, 실리도 부족하다”며 KBS 안을 비판하는 기류가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여당 의원 상당수는 “KBS가 공영방송 철학을 제대로 반영한 안을 다시 내놓는 게 최선”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KBS는 그간 광고를 줄여 공영성을 높이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KBS가 확정한 인상안은 수익만 늘리고 현 광고 수준(40%)은 유지하기로 해 논란을 촉발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한나라당 홍사덕 의원은 23일 “수신료를 더 올리고 광고를 빼는 방향으로 수신료 인상안을 다시 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신료만으로 공공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적정 액수를 내놓고 재논의하자”며 “그래야 KBS도 제대로 허리띠를 졸라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야당대로 인상안을 비판하고 있다. 문방위 민주당 간사인 김재윤 의원은 “방송의 공정성과 국민 부담 측면에서 부정적 견해가 많다”고 말했다. 이런 여야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 이번 인상안이 그대로 통과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KBS 안은 방통위 검토 과정에서도 ▶회계처리상 오류가 많고 ▶자구(自救) 노력이 미흡하며 ▶공영방송 철학을 제대로 담지 못했다는 등의 비판을 받았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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