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저 4]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1984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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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이 에릭 블레어인 영국 작가 조지 오웰(1903∼1950)
은 벵골에서 식민지 관리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여덟살 때 영국으로 돌아왔지만 이튼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버마의 식민지 경찰로 나가 가업을 잇는다. 5년간 경찰에 복무하며 제국주의 지배의 문제점을 뼛속 깊이 느낀 오웰은 1927년 경찰을 그만두고 귀국해 작가로서의 인생을 시작한다.

작가로서 오웰은 처음부터 강렬한 사회의식을 보였다. 초기에는 식민지에서의 경험을 근거로 인종차별과 제국주의를 고발하는 작품들을 내놓았지만 무정부주의자를 자처하며 빈민가에서 하층민과 어울려 지내는 동안 부르주아 사회의 허위의식쪽으로 비판의 초점을 옮긴다. 그는 차츰 사회주의자를 자처하게 되지만 타고난 자유주의적 성향 때문에 공산주의와는 거리를 좁히지 못한다.

1936∼37년 스페인 내전에 뛰어들어 공화국 의용군에 참여했다 공산군의 배신과 독선에 환멸을 느낀 것이 “동물농장”의 집필 배경이 되었다.

압제를 견디다 못해 농장 주인을 쫓아낸 동물들의 순진한 혁명이 탐욕스러운 돼지들에게 이용당하고 변질되는 모습을 그린 이 소설은 스탈린에 의해 타락한 소련 혁명을 풍자하면서 혁명의 구조적 허점을 지적한 것이다.
마지막 작품 “1984년”은 자유주의자 오웰에게는 영원한 적인 전체주의를 고발한 소설이다. 비록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전체주의는 전쟁으로 무너졌지만 전쟁 후의 세계에서도 기세를 누그러뜨리지 않는 전체주의 정신이 인간을 어디로 끌고 가려는 것인지 따진 것이다.

자유와 품위를 잃은 인간이 과연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오웰의 물음이다.
오웰의 두 작품은 20세기 인간에게 닥친 근본적 위협을 그린 것이다.
50년이 지난 오늘의 독자들의 귀에도 그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울려퍼지고 있는 것은 그의 불길한 예언이 대략 맞아떨어져 왔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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