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를 씻자! ① 세수하듯 코도 관리 … 감기·축농증 걱정 없지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6면

[일러스트=강일구]

호흡기의 첫 관문인 콧속은 매우 정교한 기관이다. 코를 관리하지 않으면 비염·축농증과 같은 코 질환은 물론 폐렴·천식·COPD(만성폐쇄성폐질환)처럼 호흡기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매일 세수와 양치질을 하듯 코를 돌보는 ‘코를 씻자!’를 연재한다.

얼굴 정중앙에 자리 잡은 코는 공기정화기·에어컨·라디에이터가 하나로 집약된 종합 가전제품이다. 코의 안쪽에는 빈 공간이 있다. 이곳을 ‘비강’이라고 한다. 비강의 외벽에는 라디에이터처럼 주름이 많은 비갑개(鼻甲介)가 있다. 비갑개는 상·중·하 3개 층으로 돼 있어 선반 모양과 비슷하다.

 코를 통해 흡입되는 공기는 비갑개를 통과하며 바이러스와 이물질이 걸러진다. 차갑거나 더운 공기는 폐를 자극하지 않도록 온도와 습도가 조절된다. 겨울철 영하로 떨어진 차가운 공기는 비갑개를 통과하는 순간 30도 이상으로 상승한다. 이어 폐로 이동하면서 인체에 적합한 37도를 유지한다.

 코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세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김용복 교수는 “코의 점막·점액·섬모가 제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 안쪽은 말랑말랑하고 촉촉한 조직인 ‘점막’으로 돼 있다. 점막에선 점액이 분비된다. 또 미세한 솜털인 섬모도 있다.

 점액이 적절하게 분비되고 점막이 촉촉하게 젖어 있어야 코로 흡입된 공기의 불순물과 바이러스를 흡착해 폐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다. 빗자루 역할을 하는 섬모도 이물질을 걸러낸다.

 결국 생활환경이 건조하고 미세먼지가 많으면 점막 기능이 떨어진다. 코 점막이 메마르면 바이러스 침투가 쉬워져 코감기·비염·축농증을 일으킨다. 김 교수는 “감기 바이러스가 활개치는 겨울철과 환절기·황사철이면 코 점막이 건조해져 코의 방어기전이 무너지고 바이러스를 막지 못해 코 질환이 증가한다”며 “생리식염수를 이용해 코를 세척해 점막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리식염수를 꾸준히 사용하면 비염 증상을 반으로 줄인다는 보고가 있다.

 최근 생리식염수를 만드는 가정용 의료기기를 이용해 간단히 코를 세척·살균할 수 있게 됐다. ‘셀리시드’(한국돌기주식회사 개발)는 소금물을 30초간 전기분해해 ‘차아염소산’이 함유된 생리식염수(셀리시드액)를 만든다. 차아염소산은 인체의 면역반응에서 만들어지는 물질로 바이러스와 세균을 포위해 사멸시킨다. 셀리시드액으로 코를 세척하면 바이러스·박테리아·곰팡이를 99% 이상 살균한다. 일부 병원에선 비염과 축농증의 예방과 치료에 쓰고 있다.

황운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