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기아 뒷심부족에 흔들

중앙일보

입력

"기아가 어쩌다 이렇게 됐나. "

24일 기아 - LG의 프로농구 창원경기를 지켜보던 농구인들의 탄식(?)이다. 유니폼은 기아가 맞는데 뛰고 있는 선수들은 예년의 그 멤버가 아니라는 지적이었다.

3쿼터 후반부터 4쿼터 막판까지의 기아 멤버를 보면 이 말이 과장은 아니다. 포인트 가드 하상윤, 슈팅 가드 정인교, 스몰 포워드 황문용, 파워 포워드 존 와센버그, 센터 토시로 저머니.

외국인 선수 2명을 뺀다 해도 외곽의 세 선수 가운데 지난 시즌 스타팅 멤버는 한명도 없다. 승부의 기로인 3, 4쿼터에 '비주전' 이 기용되는 일은 흔치 않다는 점에 비춰볼 때 기아의 전열은 무너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강동희는 체력이 달려 풀타임 기용이 어렵고 김영만은 무릎 부상으로 1라운드 출전을 포기했다. 봉하민 역시 발목 부상 중이다. 뒷멤버가 약한 기아로서는 인선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대개의 팀은 주전 5명을 중심으로 전술훈련을 한다. 나머지 선수들은 훈련 파트너다. 이들 중 기량이 우수한 선수는 주전선수의 공백이 있을 때 대역을 맡는다.

그러나 격전이 거듭돼 파울수가 빨리 늘고 주전선수의 체력이 급격히 소모되면 감독의 용병이 어려워진다. 후보를 예상보다 빨리, 그리고 오래 기용해야 하고 이 경우 전력의 우세는 의미를 잃는다.

24일 기아는 강동희가 LG의 초반 체력전에 말려 오버워크, 13분이나 쉬었고 그동안 10여점차의 리드를 다 까먹어 버렸다. 박수교 감독은 이같은 상황을 예측하지 못해 전반에 강동희의 체력을 비축시키지 못했다.

초반 4승3패는 기아로선 만족하기 어려운 성적이다. 경기 내용을 보면 6승1패도 가능했다. '쓸 선수가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 박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기용시간 안배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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