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동전 ‘아스’ 들고 로마시대로 떠나볼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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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고대 시간 여행책
레슬리 심스 외 글
이안 잭슨 외 그림
채윤 옮김
진선아이, 128쪽
1만2000원

당신은 시간여행자다. 약 2500년 전 그리스, 2000년 전 고대 로마, 3000년 전 이집트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여행을 가기 전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방문할 도시에 대해 무엇을 미리 알아두고 가야 할까. ‘신나는 시간 여행 Go! Go!’라는 부제가 붙은 시리즈다. 『고대 그리스 시간 여행책』 『고대 로마 시간 여행책』 『고대 이집트 시간 여행책』 등 총 3권이 나왔다.

 각 책의 표지 안쪽엔 여행 지도가 있다. 여행지에 대한 기초 지식, 관광 정보, 쇼핑 정보, 주변 관광지, 그 밖의 정보와 여행 회화, 연대기 등이 나온다. 예를 들어 『고대 로마 시간 여행책』의 경우 ‘집세가 싼 곳을 숙소로 얻으면 화장실이 없을 것’이라는 정보가 나온다. 로마인은 대개 칸막이가 없는 공중 화장실에 앉아 수다를 떤다는 것이다. 냄새는 나지만 물을 계속 흘려 보내기 때문에 더럽지는 않다고. ‘아스’라는 로마 동전을 사용료로 내야 한다는 당부도 담겼다.

 콜로세움에서 벌어지는 검투사의 경기, 키르쿠스에서 열리는 이륜 전차 경주, 폼페이 극장에서 열리는 연극 등 즐길거리 정보도 상세하다. 경기장의 구조와 신분에 따른 좌석 배치, 경기 방식 등이 그림과 함께 소개된다. 연극을 보러 가는 게 더 가벼운 선택이라 여기면 안 된다고. 콜로세움의 참혹한 게임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극적인 현실감을 위해 무대 위에서 범죄자를 실제로 죽이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문체도 재미있다. “로마의 약은 효과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어요. 주로 식물과 허브로 만들기 때문에 몸에 해롭지는 않을 거예요. 그래도 동물의 똥 같은, 당시 로마에서 인기 있는 성분이 약에 들어갔는지 확인해보는 게 좋을 거예요.”

 지은이는 이렇게 톡톡 튀는 가이드북 형식을 빌려와 각 시대에 관한 역사적 지식을 흥미롭게 전해준다. 초등학생 독자 대상이지만 아이에게만 읽히기엔 아깝다. 삽화 하나하나 고증한 흔적이 보인다. 매우 공들여 어렵게 만든 책이다. 덕분에 쉽게 읽힌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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