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뽀로통/쀼루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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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못마땅해 얼굴에 성난 빛이 나타난 경우 “입술을 삐쭉이는 뾰로퉁한 모습이 정말 귀엽다” “좀 서운하다 싶으면 금세 뾰루퉁해지는 게 아이 같다”처럼 ‘뾰로퉁하다’ 또는 ‘뾰루퉁하다’라는 말을 쓰곤 한다.

 그러나 이는 모두 잘못된 표현으로 ‘뽀로통하다’ 또는 ‘뾰로통하다’라고 써야 바르다.

 ‘뾰로통하다’보다 센 느낌을 표현할 때는 이의 큰말인 ‘쀼루퉁하다’가 사용된다. ‘뽀로통하다’ ‘뾰로통하다’ ‘쀼루퉁하다’는 모음조화의 영향을 받아 같은 성격의 모음으로 이루어진 형태를 표준어로 삼고 있다.

 모음조화란 ‘ㅏ, ㅗ’ 등의 양성모음은 양성모음끼리, ‘ㅓ, ㅜ’ 등의 음성모음은 음성모음끼리 어울리는 현상을 일컫는다. ‘뾰로통-’은 ‘ㅛ, ㅗ, ㅗ’의 양성 모음끼리, ‘쀼루퉁-’은 ‘ㅠ, ㅜ, ㅜ’의 음성 모음끼리 어울려 이루어진 단어다.

 따라서 ‘뽀로퉁하다’ ‘뾰로퉁하다’ ‘쀼루통하다’ 등과 같이 양성모음과 음성모음이 섞여 있는 것은 틀린 말이 된다. ‘뽀로통하다’ ‘뾰로통하다’ ‘쀼루퉁하다’처럼 양성모음이나 음성모음끼리 결합한 것이 표준어라는 사실을 기억하면 헷갈릴 염려가 없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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