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조조정 작업 노사 마찰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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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대규모사업교환)과 인수.합병 등 구조조정 작업이 노사간 마찰로 진통을 겪고 있다.

한국중공업 노조는 발전설비 빅딜과 민영화 추진에 반대해 파업을 벌이고 있으며 대림-한화간 유화빅딜, OB맥주에 인수 당하는 진로쿠어스맥주, 합병예정인 인천제철과 강원산업 등에서는 고용승계와 퇴직위로금을 놓고 노사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한중 노조는 선박용 엔진 및 발전설비 빅딜 등에 반대하며 지난 10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측은 ▶빅딜로 인해 발전설비와 선박용 엔진 부문의 동반부실이 우려되며 ▶특정재벌로의 인수에는 반대하며 ▶외국업체가 인수할 경우 국부가 해외로 유출된다며 민영화에 반대하고 있다.

한중은 20일부터 노사협상에 들어가긴 했으나 회사측에서 마땅한 협상카드가 없어 고심하고 있다.

발전설비를 한중에 넘길 삼성중공업도 완전 고용승계 등을 요구하는 노동자협의회의 요청으로 지난 22일부터 노사협상을 벌이고 있다.

대림산업은 한화석유화학과 자율빅딜을 통해 나프타분해시설(NCC)을 통합키로 합의했으나 노조와 보상금 협상을 매듭짓지 못해 연내 통합법인 설립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림은 NCC근로자 7백여명에 대해 1인당 평균 2천만원의 퇴직보상금.생산장려금 지급을 제시했으나 노조측은 퇴직금누진제가 적용되지 않는데 따른 1인당 평균 3천만원의 보상금과 24개월치(기본급) 위로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측은 23~24일 쟁의행위 돌입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내달 1일 OB맥주가 인수하는 진로쿠어스맥주도 노조측의 반발로 진통을 겪고 있다. 때문에 현재 충북 청원공장의 카스맥주 출하가 중단된 상황이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OB가 처음에는 3년간 고용보장과 독립법인을 통한 현 체제 유지를 약속해놓고, 이제 와서 중복조직을 통합하고 형태만 독립법인 체제를 갖추는 것은 약속위반" 이라며 "파업도 불사하겠다" 고 밝혔다.

인천제철과 합병하는 강원산업도 노사가 대립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고용승계가 명문화되지 않으면 상경투쟁을 벌이고, 오는 12월14일 합병 승인주총에 전 노조원이 참석해 반대투쟁을 벌일 것" 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도 발전부문을 6개 자회사로 나누고 내달 하순 주총의결을 거쳐 내년 1월3일 이들 자회사를 출범시킬 예정이었으나 한전노조 뿐 아니라 한국노총이 분할작업이 강행될 경우 노사정위를 탈퇴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동섭.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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